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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물가와 GDP

지금도 힘든데, 물가 더 뛴다니…기대인플레이션율 9년7개월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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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이 9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 서초구 한 대형마트 할인행사에 고객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다. [한주형 기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부와 통화당국의 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집계됐다. 지난 4월(3.1%)보다 0.2%포인트 상승했으며 2012년 10월(3.3%) 이후 9년7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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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의미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급등과 같은 일시적 요인과 달리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물가 상승을 장기간 지속시키는 데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물가 안정 정책 효과도 반감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번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대체로 3% 이하라는 응답은 줄어든 반면, 3% 이상은 늘어났다. 4% 이상을 전망한 응답 비중도 무려 33.4%에 달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3%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3.1%로 가장 높았으나 전달(26.2%)보다 3.1%포인트 줄어들었다. 3~4% 전망은 21.3%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늘었다. 4~5% 전망도 전월보다 1.8%포인트 늘어난 16.1%를 차지했다. 한은이 26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에 대한 응답 비중은 석유류 제품(70.8%), 농축수산물(38.7%), 공공요금(35.1%)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공업 제품(1.7%포인트), 농축수산물(1.6%포인트)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 제품(-4.4%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물가인식'(3.4%)도 전월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2013년 1월(3.4%) 이후 9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금리수준전망지수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도는데, 4월(141)보다 5포인트 오른 146으로 집계됐다. 2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종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 과장은 "체감물가가 상승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답변한 소비자가 많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체감물가가 상승하고 있고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살아났던 집값 전망은 3개월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111을 기록하며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다소 줄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6으로 4월(103.8)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며 3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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