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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안 믿어도 임미애는 믿지”…경북, 험지 끝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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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사 선거 나선 임미애 후보

한겨레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지사 후보가 지난 20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 유세 현장에서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미애 후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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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호남으로 나뉜 강고한 지역 구도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양당 구도는 누군가에게는 기댈 언덕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이다. 견고한 벽에 균열을 내려 험난한 도전에 나선 후보들의 이야기를 세차례에 걸쳐 싣는다.


의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지역 가운데 하나다. 보수색 강한 경북 내륙 지역인데다 65살을 넘긴 노인 인구도 열명 가운데 네명 꼴이다. 국민의힘의 위력이 강성한 지역이고, ‘더불어민주당=빨갱이’ 류의 색깔론이 먹히는 곳이다. 그런 의성에 서울에서 학생운동하다 내려온 40살 여성이 16년 전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2006년 의성군의원에 출마해 두 차례 내리 당선되고, 2018년 경북도의원을 지낸 임미애(56)씨다.

그는 험지라 불리는 곳에서 삼전삼승을 거뒀다. 그러나 지금 임씨는 패배가 예정된 싸움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를 경북지사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경북지사 재선에 도전하는 이철우 후보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이 후보 쪽의 목표 득표율은 85%라고 한다. 승부가 뻔하니 지역 언론조차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다. “캄캄한 밤, 풍랑이 이는 바다에 떠 있는 셈이죠.” 24일 임미애 캠프의 이구호 공보특보가 전했다.

가시밭길에 나서며 임 후보는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이고 누구보다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경북에서 민주당의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어려운 도전인 걸 알기에 지역 주민들은 “니네 민주당은 너를 그렇게 한번 써먹고 마는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중앙당은 경북에 관심이 없다는 걸 임 후보 스스로 잘 안다. 그는 <한겨레>에 “노골적으로 말하면, 민주당은 경북에서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지역에서 사람들이 성장해나가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관심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후보는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지역에서 정치인으로 커나가려는 기초·광역의원 출마자들에게 자신이 울타리는 되어줄 수 있겠단 소명의식이 있다.

지역에서 정치를 하는 동안 국민의힘 쪽의 손짓도 있었다. “입당하면 군수로, 그 다음엔 국회의원으로 밀어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임 후보에겐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더 서민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믿기에 한번도 다른 정당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되는 판’엔 사람이 모이고 돈이 쌓이지만 ‘안되는 판’은 반대다.

달리 험지가 아니다. 선거 초반엔 돈도, 일손도 달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려운 지역에서 고생하는 후보에겐 의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얼마라도 후원해주면 얼마나 보기에 좋겠나. 전략공천한다고 보내놓고 지원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돈 문제는 유튜브 방송 등에서 임미애 후보를 보고 후원하는 소액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해결됐지만 사람 문제는 여전하다. 이 특보는 “관심 밖의 지역이니 중앙당이 안 도와준다고 뭐라 할 순 없다. 그러나 승산이 없다고 전제를 깔아놓고 보는 게 좀 서럽긴 하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그 캄캄한 바다에서 등대 구실을 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은 앞다퉈 후보를 자랑했다. “판을 바꿀 수 있는 정치인”, “밭이 좋은 곳에 나갔으면 압도적으로 당선될 후보”라고 했다.

캠프의 송용한 정책공보실장은 “장바닥의 어르신들도 민주당은 안 믿어도 임미애는 믿는다고 한다. 대통령은 윤석열을 찍었어도 지역에선 임미애를 찍어줘야지,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소 키우는 농사꾼’으로 살아온 그의 삶이 어떤 정치인보다 지역 사람들의 삶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질 것을 아는 싸움인데도 캠프의 사기는 높다. 경북 안동 출신인 이구호 특보는 “티케이(TK)에서 민주당은, 30년 뒤 열매 맺을 씨앗이라고 생각한다”며 “임미애 후보에게도 이번 선거는 끝이 아닌, 발판이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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