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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미술의 세계

"이것이 바로 뉴욕 스타일"…미국 큐레이터가 소개하는 화가 5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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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도지, Nigel, After the Humans (persimmon), (2022) [사진 제공 = 클라우스폰니히차겐트갤러리]


곰인형을 닮은 존재가 백수의 상징과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휴대전화 삼매경에 빠져있다. 인간의 해골을 의자처럼 깔고 앉으니 고전 명화의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가 떠오른다. 만화같은 한 컷 그림이지만 촉각을 자극하는 물감 표현에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뉴욕과 도쿄를 오가며 작업하는 미국 작가 알렉스 도지(45)의 'Nigel, After the Humans'(2022)이다.

가상과 현실을 결합한 인물이나 동물, 사이보그 같은 존재를 컴퓨터 모델링처럼 표현하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스탠실 판화 기법을 적용해 한걸음 더 작품 앞으로 다가가게 이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휘트니미술관 등이 앞다퉈 그의 작품을 소장했다.

현재 뉴욕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30~40대 작가 5명이 출동하는 그룹전 '드림 라이프'가 서울 성북동 BB&M갤러리에서 7월 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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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카메론 큐레이터 [사진 제공 = 본인 홈페이지]


뉴뮤지엄 출신 큐레이터 댄 카메론이 기획한 그룹전이다. 카메론은 1982년 뉴뮤지엄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의 정체성을 주제로 다룬 최초의 미술관 전시 'Extended Sensibilities'를 기획하고 앤디 워홀이나 장 미셸 바스키야와 교유했으며 20대의 제프 쿤스와 함께 일했던 인물이다. 지난 2004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의 문화 재건을 위해 미국 최초의 국제 비엔날레 'Prospect New Orleans' 설립을 주도하고 이끌고 있다. 카타리나 그로세 등 동시대 주요 예술가를 다룬 책도 출간했고 본인이 콜라주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 작가 이불의 세계 순회전(2010~2012)을 기획하는 등 한국과 인연도 길게 이어지고 있다.

카메론은 "이번 전시를 위해 평소 눈여겨보던 작가 60~70명 중에서 지난 5년간 시대 흐름을 반영해 미국 구상주의 회화를 이어갈 유망주를 추렸다"며 "일상 현실을 반영하지만 도피하고픈 마음, 꿈꾸고 몽환적인 이미지가 공통적이어서 전시제목도 'Dream Life'가 됐다"고 했다. 카메론은 "현대 미술계에 어떤 주도적인 경향성은 사라졌지만, 뉴욕에서는 최근 예술의 사회참여적 논쟁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제임스 리 BB&M 공동 대표는 "현재 뉴욕 미술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을 소개해 국내 미술계 저변을 넓히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미국 작가들은 인종적 문화적 배경도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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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ffi Kalenderian. Emilia (2021) [사진 제공 = 마일스맥에너리갤러리]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타이슨 리더(48)는 아름답지만 황폐화된 풍광과 야자수가 있고 구불구불 뻗은 고속도로 위를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여성들을 부드럽고 얇은 붓질로 야수파처럼 표현했다. 현장에서 연필로 하는 즉석 사생 작업이다. 지난해 럭셔리 브랜드 셀린느가 남성복 컬렉션과 협업해 화제가 됐다.

라틴아메리카 혈통의 에스테반 카베자 드 바카(37)는 서부의 풍경과 자유로운 그래피티, 중세 상형문자 등을 기반으로 표현주의를 연상시키는 기법으로 풍경과 추상의 경계에 선 작품을 선보였다. LA에서 활동하는 아르메니안계 작가 라피 카렌데리안(41)도 본인 주변 예술가들 초상을 다양한 민속 패턴과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해 강렬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네덜란드계 작가 미코 벨드캠프(40)는 태어나기 전 가족사진 이미지에 본인을 집어넣는 식으로 일상적인 풍경과 환상이 뒤섞인 장면을 서정적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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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o Veldkamp. Greenhouse (2022) [사진 제공 = 워크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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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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