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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중국 “IPEF는 경제 나토”…관영매체·전문가 “미 주도 능력 없고 구체화 오래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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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일본 도쿄에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 행사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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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미국 주도로 출범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경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IPEF를 이끌 능력이 부족하고 그 구상이 구체화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4일 IPEF 출범 소식을 전하면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이 경제프레임워크가 구체화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미국 스스로가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발표돼 서명국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자국 주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비해 구체성이 떨어지고 협상에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세계 최대 무역국이자 인도·태평양 지역의 성장 동력인 중국을 고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탕다제 우한대 연구원은 “디지털화와 공급망, 청정에너지 등 이 전략의 어떤 주요 축도 중국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시장이고 강력한 서비스 생산 능력을 갖고 있으며 청정 에너지 주요 공급국인 중국의 공급이 없다면 미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천홍 동중국사범대 호주학센터 소장은 IPEF에 대해 “비교적 경제적 이점이 사라지고 국내 경제 문제가 산적한 미국이 대규모 역내 경제협력기구를 조직하고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또 다른 나라의 이익을 조화시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별도 논평 기사에서 IPEF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를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IPEF가 미국과 일본의 지정학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관세 인하나 무역 인센티브가 부족하고 다른 국가들에 실질적 혜택을 주기 어렵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확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미국이 인공지능이나 5G같은 디지털 기술 표준과 규칙을 지배하려 하는데 일부 개발도상국은 미국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회원국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는 있지만 IPEF가 여전히 중국에는 위협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이 IPEF가 자국의 이익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해 구체적인 규칙을 추가하면서 이를 ‘경제 나토’와 같은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구샤오송 하이난열대해양대 아세안연구소장은 “IPEF가 아세안 회원국들에게 투자와 무역 측면에서 일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며 “미국은 시장이 큰 베트남이나 반도체 생산 능력이 뛰어난 말레이시아 등을 중국의 공급망을 상쇄하는 공급망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일부 아세안 회원국이 IPEF에 가입한 것은 미국이 핵심 첨단 기술에서 아세안 국가들을 배제할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이 지역의 많은 국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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