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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저항견, 강형욱이 자신의 팔을 내어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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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KBS2 <개는 훌륭하다>

훈련사는 어디까지 자신을 내어줄 수 있을까. 개를 위해 어떤 훈련까지 감당할 수 있는 걸까. 지난 23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지난 주에 이어 할머니를 위협하는 고민견 라오를 변화시키기 위한 훈련이 이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은 것만 하며 마음대로 살아 온 라오는 평생 처음 받는 통제 훈련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격렬하게 저항했다.

라오는 통제를 거부했다. 목줄은 팽팽한 상태가 유지됐다. 강형욱이 조금씩 다가가자 결국 라오는 폭발해 날뛰기 시작했다. 심각한 상황에 지켜보는 이들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강형욱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고, 보호자의 얼굴은 초조함으로 가득했다. 잠시 얌전해진 듯했던 라오의 처절한 저항이 재개됐다. 몸부림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조마조마한 상황이 이어졌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힘든 걸 보기 힘들어서 미루고 미루다 안락사는 할 수 있나 봐요. 안락사는 할 수 있고 훈련은 못 해요. 훈련은 매일 해야 되거든요. 내가 감당해야 하거든요. 안락사는 한 번만 감당하면 돼요. 나머지는 다 개가 감당하니까." (강형욱)

끈질긴 반항, 이경규도 혀 내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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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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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의 끈질긴 반항은 계속됐다. 줄기차게 목줄을 끊으려 시도했다. 이경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개는 훌륭하다> 사상 이런 개는 없었다'고 할 만큼 역대급 저항이었다. 강형욱은 "얘가 이렇게 하는 걸 보면 자기 이빨이 부러질 수도 있어요. 그건 보호자님이 감당하"라며 동의를 구한 후 압박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펜스 안으로 라오를 몰아넣은 후 자신도 함께 그 안에 들어갔다.

잠시 숨을 고르던 강형욱은 안락사를 '쉽게' 선택하는 일부 보호자들의 태도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매일 해야 하는 훈련을 감당하지 못하는 보호자들의 무책임함을 지적한 것이다. 강형욱이 굳이 그 얘기를 꺼낸 까닭은 힘든 만큼 더 큰 책임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이후 보호자가 목줄을 잡고 통제 훈련을 이어나갔고, 중간 점검까지 마쳤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재정비 후 재개된 훈련에서 강형욱은 보호 장갑을 요청했다. 일부러 자극하거나 흥분시키지 않는 선에서 라오를 만져볼 요량이었다. 외부인은 한번도 만진 적 없는 라오를 터치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강형욱이 몰랐을 리 없다. 강형욱은 '물어도 소용 없어!'라는 걸 가르치고자 했다. 이빨을 보이며 달려두는 라오에게 강형욱은 손을 내어줬다. 그리고 일부러 물려주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개한테 물리면."(강형욱)

보호 장갑을 벗은 강형욱의 왼쪽 팔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왜 그렇게까지 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했다. 물려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강형욱은 많은 경험을 통해 그래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강형욱은 아무렇지 않게 응급 처치를 한 후 다시 훈련에 나섰다. 물렸다고 훈련을 중단하게 되면 물어도 된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다. 끝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훈련은 이어졌고, 라오는 끝없이 저항했다. 꼬리가 내려갈 기미가 없었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된다며 위로했다. 보호자는 자신이 잘못 키워서 라오가 힘들게 됐다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 죄책감이 들었던 것이다. 강형욱은 당장 보호자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거라며 장기적인 훈련을 제안했다. 당장 교육된 것처럼 보이는 게 만드는 건 무의미하다는 뜻이었다.

'결핍 심어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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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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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 강형욱의 훈련소에서 두 번째 훈련이 시작됐다. 오늘의 교육 목표는 '결핍 심어주기'였다. 이를 위해 실내외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계획이었는데, 냉소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함으로써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게 키포인트였다. 궁극적으로는 보호자를 위협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믿고 의지할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해야 했다. 과연 훈련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강형욱은 당장 공격성을 저지하는 훈련을 하기보다 보호자가 평상시 같지 않은 태도로 대응하는 모습이 훨씬 더 효과적일 거라고 조언했다. 낯선 공간으로 들어가자 라오는 몸을 떨고 헤드 턴을 하는 등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나름대로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라오는 왜 이런 태도를 가지게 됐을까. 강형욱은 보호자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라오는 헬퍼독이 등장하자 곧바로 위협에 나섰다. 이빨을 드러내며 발버둥쳤다. 강형욱은 발로 목줄을 누르며 강하게 압박했다. 가만히 있는 상대에게 짖는 행위를 그대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잠시 후, 압박이 풀리자 라오는 통제에 따랐다. 다시 헬퍼독과 나란히 이동했는데, 이번에는 아까와 확연히 달랐다. 라오에게는 강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게 입증된 순간이었다.

라오는 자신이 힘이 세다는 것도 알았고, 자신이 위협하면 상대가 무서워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따라서 강형욱은 다른 개에게 화를 내지 못하게 통제함으로써 단시간에 결핍을 경험시키고자 했다. 다음 훈련은 수중에서 진행됐다. 라오보다 더 강한 보호자가 됨으로써 애착도를 높이는 훈련이었다. 평소라면 공격성이 나타났을 상황에도 물속에 있으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고난 상황에 놓이자 경계와 짖음이 깜쪽같이 사라졌다. 생존 본능이 경계 본능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반복 훈련을 통해 라오의 경계심을 낮춰나갔다. 라오는 좀전과 달리 보호자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보호자를 괴롭힐 상대가 아니라 의지할 상대로 인식한 것이다. 이제 최종 점검의 시간, 라오는 헬퍼독이 가까이 다가와도 얌전히 굴었다. 더 이상 짖거나 위협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라오에게 결핍을 주기 위해 반복적인 고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희망이 보인다고 격려했다. 변화의 가능성이 움튼 것이 감지됐다. 다만, 충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건 온전히 보호자의 몫일 것이다. 훈련은, 한번의 감당으로 끝나는 안락사와 달리 매일같이 감당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기 때문이다.

강형욱은 자신의 팔을 내어주면서까지 훈련에 진심을 내비쳤다. 그는 기꺼이 물려주었다. 보호자가 그 희생을, 그 책임감을 결코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보답은 라오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테다. 그것이 훈련사 강형욱이 바라는 세상일 테니 말이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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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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