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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시즌 100G 소화' 김희주 아나 "최다 현장 자부심...편안함·전문성 다 잡을래요"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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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사진제공 | 김희주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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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현장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고 싶어요.”

KBO리그의 주역은 선수단이다. 치열한 경기에 팬들이 환호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TV 중계도 중요하다. 캐스터와 해설위원 그리고 여자 아나운서들이 현장을 누빈다. 김희주(29) 아나운서도 마찬가지다. 밝은 미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예쁜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하다.

부산 출신 김 아나운서는 부산 KBS 기상캐스터를 거쳐 지난 2018년 MBC스포츠플러스에 입사했다. 5년째 전국의 야구장을 다니며 현장의 생생함을 전달하는 중이다. 애초부터 아나운서를 지망했을 것 같지만, 의외로 아니다. 부산대 화학과 출신. “졸업 전에 부산에서 학원을 다녀보자 싶어서갔다가 운이 좋아서 부산 KBS에 입사하게 됐다. 야구를 좋아하니 아나운서에 지원해보라는 아는 언니의 권유에 지원했는데 됐다”며 웃었다.

야구 사랑은 ‘찐’이다. “예전부터 사직구장에 자주 갔다. 응원단상 있는 좌석에서 응원하면서 야구를 즐겼다. 아나운서가 된 이후 인터뷰를 계속 하면서 매력이 더 생긴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진짜 공부를 많이 한다. 해설위원님들이 지식이 많으시니 듣기도 많이 듣는다. 팬들이 궁금한 것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즌에 현장만 100경기, 최다 출장 자부심
현장이 좋다. 그래서 더 많이 나간다. “작년에 작년에 90경기 넘게 소화했다. 거의 100경기 정도 현장에 나간 것 같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타 방송사를 포함해도 아나운서들 중에 내가 가장 많이 다닌 것 같다. 올해도 이 페이스면 100경기는 갈 것 같다. 자부심이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돈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성취감이다. 돈만 보면 못한다. 사실 지난 2년간 아쉬웠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연차가 쌓이면서 뿌듯함도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우울감을 느꼈다. 올 시즌 다시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취재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즐겁다. 더 공부도 하게 되고, 발전하는 느낌도 든다. 너무 재미있다. 설렌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엿보였다. 정말 좋아서 하는 모습. 한 시즌에 현장을 100경기씩 소화하려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여자 아나운서이기에 헤어, 메이크업 등 신경을 쓸 일도 많다. 그러나 밝은 모습 그 자체였다. 그야말로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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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힘들다는 건 핑계, 여자 아나운서 편견 깨고파
김 아나운서는 “우리 방송사의 중계 퀄리티가 좋다. 중계진을 비롯해 모든 인원들이 너무 열심히 하신다. 집중해서 방송을 만든다. 시청률 0.01%로 판단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 나도 정말 열심히 야구장을 다니고 있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잠실구장이 있는데 지방을 더 많이 가는 것 같다. 여자라서 힘들고, 피곤하다는 것은 핑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정말 현장이 좋다. 준비도 열심히 한다. 기록지를 쓰면서 경기 후 인터뷰할 내용을 미리 정리한다. 팬들께서 궁금하실 내용을 미리 생각한다. 특히나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커뮤니티도 두루두루 다 본다. 깊이 측면이라면 해설위원들이 더 낫겠지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아나운서는 자신이 직접 쓴 기록지를 보여줬다. 각종 참고 사항과 질문거리 등이 빽빽하게 적혀있었다. 허투루 준비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아가 경기 리포팅이나 인터뷰 때 수첩을 보고 읽지 않는다. 허구연 총재가 해설위원 시절 김 아나운서의 리포팅을 보고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김 아나운서는 “총재로 가셔서 슬펐다. 칭찬 많이 해주신 분이다”며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여자 아나운서는 외모로 주목을 받는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하기도 한다. 외모가 부각되면서 ‘야구를 잘 모를 것’이라는 편견도 생겼다. 숙명이라면 숙명이다.

김 아나운서는 “아무래도 야구계는 남자들이 주류다. 여자이기에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기는 하다. 그런데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물론 야구를 오래 했던 분들보다 깊게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아쉬울 때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인터뷰를 준비할 때도 고민을 많이 한다. 좋은 인터뷰는 짧은 인터뷰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터뷰가 짧아지면 내가 몰라서 짧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 딜레마다. 내가 말하는 것이 무슨 내용인지는 알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 내가 잘한다고 뽐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욕은 듣고 싶지 않다. 사람 마음이 그렇지 않나”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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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중계도 도전, 칭찬 많이 듣고 싶다
수많은 여자 아나운서들이 활약하고 있으나 여전히 역할은 한정적이다. ‘주(主)’가 아닌 ‘부(副)’다. 일례로 경기 전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배팅 케이지 앞까지 가서 선수들을 관찰할 수 있다.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대화도 나눈다. 여자 아나운서는 이쪽이 쉽지 않다. “못 나가겠다”고 한다. 경기 전후 상황 전달이나 인터뷰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고 있다. 여성 캐스터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다. 김 아나운서도 큰 꿈을 꾸는 중이다. “현장에 가는 입장에서 나는 당연히 ‘부’다. 캐스터의 중계도 ‘주’는 아니라 생각한다. 선수들과 코치들, 경기가 메인이어야 한다. 다만, 나도 언젠가 중계를 해보고 싶기는 하다. 더 전문성 있게,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결국 기회의 문제이기도 하고, 나도 훨씬 더 많은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항상 도전하고 싶다. 해볼 수 있지 않을까”며 밝게 웃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래서 야구 외에 e스포츠도 경험했고, 프로농구 현장에도 있었다. 무엇을 하든 잘하고 싶은 욕심이다. “전문성 있는 아나운서이면서 밝은 기운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결국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원래 잘 웃는다. 희죽희죽 웃는다고 별명이 ‘희죽이’다.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편하고, 누군가에게는 전문성이 느껴지는 아나운서이고 싶다. 칭찬을 많이 듣고 싶다. 현장을 많이 가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현장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고 싶다. 현장하면 김희주 아나운서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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