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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에이스침대 '가족경영' 경고장에도 내부거래 축소 요원…ESG 경영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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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수ㆍ안성호 일가 지분 80% 육박…늘어나는 내부 거래 규모 등 문제
배당금 총액 107억 원 중 82% 창업주 일가 독식…소액주주 7.74%에 불과
한국거래소, '주식 분산기준 미달' 지난달 관리종목 지정…4년전에도 지적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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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침대가 오너일가의 ‘족벌 경영’ 기조를 이어오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핵심 가치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침대 매출로만 연 3000억 원이 넘는 점유율 1위 기업인데도 80%에 육박하는 창업주 일가 지분과 수년 동안 이어진 시장 장악, 늘어나는 내부 거래 규모 등으로 오너 일가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가구업계와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약 83억 원을 챙겼다. 아버지 안유수 회장이 약 5억5000만 원을 가져가면서 부자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88억 원에 달한다. 배당금 총액 107억 원 중 82%를 안 대표와 아버지 안 회장이 독식한 셈이다.

이는 두 사람이 보유한 에이스침대 지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서다. 안 대표와 안 회장이 가진 에이스침대 지분은 각각 74.56%, 5%로 적지 않은 배당금을 손에 넣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소액주주의 보유 주식 수는 85만주(7.74%)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에이스침대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것도 주식 분산기준 미달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지만, 내부 거래를 축소되지 않았다. 에이스침대 측은 “올해 안에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유통 물량을 얼마나 늘릴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의 지분율은 5%에 불과하지만 내부거래를 통해 적지 않은 매출을 가져가고 있다. 현재 에이스침대의 특수관계자는 △썰타침대 △시몬스 침대 △후렉스코리아 △아트레 △리오벨라 등이다. 시몬스는 안 대표의 동생 안정호 대표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고, 썰타침대는 에이스 침대가 100%를 지분을 보유한다. 후렉스는 안 대표, 아트레는 안 회장이 대표로 등록된 개인사업체다. 이 중 에이스 침대가 아트레, 후렉스코리아, 리오벨라 3개 중소업체와 거래한 금액(원재료 등 매입 및 용역거래)은 지난해 총 88억 원이다. 특히 아트레와의 거래 금액은 56억 원으로 가장 많다. 후렉스코리아가 25억 원, 리오벨라가 7억 원이다. 에이스 침대와 3개 업체의 거래 금액은 대략 △2015년 60억 원 △2016년 67억 원 △2017년 65억 원 △2018년 72억 원 △2019년 77억 원 △ 2020년 85억 원 △2021년 88억 원으로 매년 확대 추세다. 아트레의 거래 비중은 이 기간 적게는 60%, 많게는 72%까지 차지했다. 에이스 침대의 연매출은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 원을 돌파했다. 에이스 침대의 매출 덩치가 커질수록 안 회장 개인사업체의 매출 몸집도 커지게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안 대표의 개인 업체인 후렉스코리아도 매출의 상당 부분이 에이스침대와의 거래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후렉스코리아의 매출은 2014년, 2015년치 두 해 뿐인데 각각 13억8000만 원, 13억5000만 원이다. 이는 당시 에이스침대와 후렉스코리아의 원재료 등 매입 규모와 용역규모를 합친 수준과 비슷하다. 2014년 에이스침대는 후렉스코리아로부터 11억 원 규모로 원재료 등을 매입했고, 3억 원 규모의 용역거래를 맺었다. 이듬해엔 같은 항목으로 12억 원, 3억 원을 썼다.

현재 침대시장은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 침대의 양강 구도다. 형이 경영하는 에이스침대와 동생이 이끄는 시몬스 침대가 시장의 1, 2위를 석권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지난 2020년 같은 산업 내 매출 상위 10개사 총 매출은 1조 원 규모다. 이 중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 침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약 5600억 원)에 달한다. 침대시장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합산 점유율은 4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썰타침대 비중까지 더하면 사실상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독과점 위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에이스 침대 측은 시몬스 침대와 법인 자체가 달라 독과점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협력 관계이기보다 이제 경쟁업체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업계와 가구업계가 꾸준히 침대시장 문을 두드리면서 최근에서야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들의 선택도 분산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점유율 1, 2위 업체가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다보니 매트리스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하는 등 침대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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