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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올해엔 어떤 가수가 와요" 소리 듣던 '세종축제' 이름 빼고 다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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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참여해 주도하는 '플랫폼' 축제로
주관부서도 문화관광국에서 문화재단으로
26일 시민참여 축제 프로그램 공모 설명회
한국일보

2019년 세종축제 당시 호수공원 중앙광장에서 재현된 용암마을 용암강다리기 대회 모습. 세종시 연서면 용암리에서 정월 보름날 행하는 마을 전통 민속놀로 주민 화합을 목적으로 선을 보였다. 세종시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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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전후해 매년 세종호수공원 일대서 열리던 세종축제가 올해 환골탈태한다. 세종시가 그간 구축한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기반시설 위에서 열리는 세종축제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세종시는 세종축제를 세종시의 색을 잘 담아낸 국내 대표 축제로 키워 행정수도 완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종률 세종시문화재단 대표는 23일 “세종시 출범 10주년을 맞아 올해 열리는 세종축제를 전면 개편한다”며 “축제 이름 빼고 다 바꾼다는 생각으로 대수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국이 맡았던 축제 업무 주관부서를 아예 시 출연기관인 세종시문화재단으로 바꿨다. 김 대표는 “기존 담당 부서에도 열심히 했지만, 인사철마다 담당 공무원들이 자리를 옮기면서 축제의 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와 노련미를 갖춘 직원들로 구성된 축제기획팀도 발족시켰다”고 말했다.

세종축제 대수술은 ‘시민주권특별자치시’ 콘셉트에 맞춰 진행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시가 주관하던 프로그램 상당수가 주민 주도,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바뀔 전망이다. 김 대표는 “문화예술과 관광까지 발달하지 않고선 행정수도가 됐다 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수도는 불가능하다”며 “국내는 물론 세계에 세종시를 알릴 색깔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시민들에게 그 색칠을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축제의 장은 세종시가 만들되, 그 내용물은 축제의 주인공인 시민들이 채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단은 축제 프로그램 공모에 나선다. 축제가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채워지는 만큼 축제 주제와 공모 내용 등에 대한 설명회를 오는 26일 세종시 어진동 소재 박연문화관에서 개최한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고, 향후 지속적인 축제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엄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3일부터 신청받고, 6월 말까지 대상 프로그램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재단은 △시민 기획 프로그램 △전문 기획 프로그램으로 나눠 공모하고, 선정된 축제 프로그램에는 최대 1,000만 원(전문 기획), 500만 원(시민 기획)씩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당 축제의 홍보와 운영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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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축제 기간 열린 세종 자전거 축제 참가자들이 호수공원을 달리고 있다. 차 없는 도시를 표방하는 세종시에는 자전거 도로와 인도의 폭을 더하면 차로보다 넒은 곳이 많다. 세종시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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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축제는 2013년 가을부터 열렸다. 세종시 출범 이전인 충남 연기군 시절부터 열리던 다양한 지역 축제를 한글날을 즈음에 한데 몰아 열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그러나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제외하면 볼거리가 없다’, ‘올해 축제에는 어떤 가수가 오느냐’ 하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아직 건설 중에 있지만, 세종시의 물리적 인프라는 국제 페스티벌이 열리는 영국 에든버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과학과 음악 등에 남긴 세종대왕의 업적과 세종대왕의 위민, 여민 사상을 반영한 축제, 세계로 뻗고 있는 한글에 특화된 한국 대표 축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0월 7~10일 열리는 축제는 여느 해처럼 세종호수공원 중심으로 주변의 다양한 시설을 활용한다. 특히 올해 축제는 최근 개관한 세종예술의전당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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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축제 기간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릴 섬 모양의 공연장. 일산 호수 공원보다 2배가량 큰 호수 복판을 보행교가 지나고, 그 보행교 중간에 설치됐다. 세종시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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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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