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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닻올린 IPEF, 중국 견제 구체 조처는 아직 ‘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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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호주 등 13개국 동참...대만 빠져

바이든 협력 통해 “21세기 경쟁 이길 수 있어


한겨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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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마침내 출범을 선언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여를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구상이 또 하나의 수단을 확보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활동이 본격화된 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나 지난해 9월 출범한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발족한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가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영향력을 얼마나 꺾을 수 있느냐가 미-중 전략 경쟁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도쿄에서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 출범을 선언하며 “우리는 국가 경제를 더 빠르고 공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21세기 경제의 새로운 규범을 쓰고 있다”며 △연결된 경제(무역) △탄력적 경제(공급망) △깨끗한 경제(클린 에너지, 탈탄소) △공정한 경제(조세, 반부패)라는 네가지 협력의 축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 틀이 제시하는 공통된 규범을 준수해 “21세기 경쟁에서 함께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출범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한국은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에서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며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국은 한국,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 등 13개국으로 정해졌다.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는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의 40%에 이른다. 대만의 참가는 일단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이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를 띄우는 이유는 우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 탈퇴해 아·태 지역에서 자국이 참여하는 다자 경제협정이 없는 상황을 만회하려는 목적이 있다.

다른 핵심 동기는 중국 견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 방한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용기에서 한 브리핑에서 “중국이 인·태 경제 프레임워크 참여국의 숫자나, 여기에 관심이나 열의를 보이는 국가들의 다양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형편이다. 중국에 타격을 가하려면 표준 설정을 통해 중국 상품을 배제하거나 기술·수출 통제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 강력한 대응은 가시권에 없다. 미국은 참여국들이 협의를 통해 내용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틀을 기존 무역협정과는 다르게 의회의 동의가 필요 없는 협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에 관세를 낮춰주거나 미국 시장의 개방도를 높여주는 것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대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김미나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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