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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자녀 의혹·고발왕” “기소유예 특혜”…성남시장 선거, 정책 대신 비방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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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경기 성남시장 선거가 ‘네거티브 대결’로 치닫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과 함께 과열 양상을 띠며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후보 간 비방전만 이어지는 모습이다.

배국환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왼쪽 사진) 측은 23일 논평을 내고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오른쪽)의 ‘자녀 갭투자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나갔다.

해당 의혹은 신 후보의 딸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 방식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지역에서 신 후보가 재개발을 약속했다는 내용이다. 신 후보는 지난 20일 이 의혹을 처음 보도한 기자를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배 후보 측 김명수 대변인은 “선관위 재산 신고사항에도 해당 주택은 명확히 적시돼 있으므로 신 후보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이 이해충돌 논란을 자초했음에도 이를 언론 탓으로 돌리며 고소·고발로 대응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고발왕’ 면모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배 후보 측은 지난 20일에도 자료를 내고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해충돌 상황을 대하는 신 후보의 태도는 공직자로서 함량 미달”이라며 “신 후보는 이 모든 상황에 책임을 지고 마땅히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이런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그러면서 배 후보의 공세를 네거티브로 규정했지만, 신 후보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맞받아쳤다. 신 후보 측 정택진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배 후보는 출마 후 지금까지 계속 신상진 후보를 향해 근거 없는 음해와 허위사실 유포로 성남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면서 “그 정도가 도를 넘어 더 이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2010~2011년 지하철 상가 비리 감사위원이었던 배 후보가 감사 과정에서 비위 사실이 적발된 업체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이석형 전 감사위원과 감사 기간 중 집무실에서 여러 차례 접촉했다”면서 “형사처벌감이었으나 후속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 정무부시장에 임용된 배 후보는 위장전입이 발각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면서 “최소 벌금형을 받을 범죄이지만 고위공직자 찬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당시 중론”이라고 밝혔다.

후보 간 비방전이 이어지는 사이 성남시정을 위한 정책적 고민은 사라지고 있다. 두 후보는 모두 1기 신도시와 구도심을 겨냥한 재개발·재건축, 교통 관련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서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이 다른 두 후보가 나왔는데 공약은 판박이처럼 똑같고 서로 헐뜯기 경쟁만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성남시민을 위한 정책적인 고민은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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