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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 출범으로 막 내린 '안미경중'…美·中 사이에 낀 韓정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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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외교 새 도전 직면, 中 경제 보복 시에는 주요 산업 타격 불가피

산업계, 관련 동향 촉각…"중국 주도 이니셔티브 참여도 고려해야"

뉴스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Korean Air And Space Operations Center)를 방문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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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미국이 주도하는 신 경제통상 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23일 출범하면서 한국 통상·외교 정책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IPEF의 출범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한국 정부가 기본 틀로 유지하려 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적인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갈수록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우리나라가 외연 확대 과정에서 중국의 반발 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에서 열리는 IPEF 출범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번영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한국도 굳건한 연대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IPEF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한국의 동참을 공식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국제 공조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공급망 주축을 시급한 문제로 꼽은 뒤 "반도체·배터리·미래차 등 첨단 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국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디지털 경제, 회복력 있는 공급망,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 등에 대한 상호 의존성을 높여나가기 위해 IPEF를 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미 국가안보실 간 경제안보대화도 출범키로 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를 비롯해 경제·산업계 등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견지해왔던 미중 사이의 '균형 외교'의 틀을 깨고 새 정부의 외교방향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경제도 미국, 안보도 미국을 선택한 셈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가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설명이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2일 중국-파키스탄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소위 인태 전략이란 본질적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대항을 선동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은 한미정상회담 직후에는 "미국은 중국의 주변 환경을 바꾸겠다고 하는데, 목적은 중국 포위"라며 "아태 지역 국가를 미국 패권주의의 앞잡이로 만드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선 중국의 이같은 반발을 볼 때 과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발동 때처럼 한국을 향한 보복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최대교역국인 만큼, 경제 보복 시에는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기에 산업계 역시 우려섞인 시각으로 중국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에 '중국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 정부는 중국을 배제하는 협력은 없을 것이라며 일각의 외교적·경제적 마찰 우려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얘기했듯이 기본적으로 IPEF는 닫혀 있는 협의체가 아니며 오픈된 클럽"이라며 "IPEF는 순수하게 경제적인 접근으로 미국도 명시적으로 '반중' 이런 얘기를 한적이 없다. 반중은 너무 나간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정 차관보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지금 상황에서는 맞지 않다"며 "굳이 말하자면 '안미경익'(안보는 미국, 경제는 국익)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는 공급망 사태에서 봤듯이 특정국가를 배제해서 부흥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IPEF는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콘텐츠 통상 협상이 아니고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 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가 빠진다면 국익에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IPEF에 중국과 밀접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도 다수 참여할 것으로 보이기에 중국의 반발이 경제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IPEF에 한국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 함께 움직이는데 중국이 한국에게만 특정적으로 (반발을) 할 수도 없지 않겠나"라며 "오히려 공동성명에서 한미간 기술동맹을 강화하겠다는 것들이 훨씬 더 (중국을 겨냥한) 직접적인 부분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한국의 IPEF 동참이 국가 이익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중국 측의 비판 명분이 부족하지만, 경제 제재를 행했던 과거 사례를 반추해 볼 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홍현익 국립외교원 원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중국이 지금 볼멘소리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에는 명분이 없기에 우리(한국)에게 가만히 있지만 언젠가는 제재 (혹은) 또다시 보복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 우리가 IPEF에 참여를 안한다면 중국으로부터 보복은 당하지 않겠지만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에서) 우리가 완전히 배제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기에 가담하고, 중국도 뭔가 이니셔티브를 취하면 거기에 참여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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