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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부정적인 것도 알려라"…최태원 회장, '18조 가치 창출' 방식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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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2021년 사회적 가치 18.4조 창출

최 회장 "측정 없이 관리 없다" 강조해온 결과

납세·고용 가치 늘며 전년 대비 7조원 증가

"산식 외부 공개해 사회적 논의…측정체계 발전시켜야"

이데일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달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정책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박민 기자] “측정할 수 있어야 관리할 수 있고, 진화·발전도 가능하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이 꾸준히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의 측정 방법을 외부에 공개했다. 그간 SK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수조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왔다고 밝히기만 했는데,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측정 체계를 발전하기 위해 산식을 모두 외부에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아직 측정 산식이 완성된 것이 아님에도 SK그룹이 이를 외부에 공개하고 나선 것은 최 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긍정적인 측정 결과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와의 소통 과정 등에서 보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사회적 논의 과정을 거쳐야 측정 체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SK 사회적 가치, 전년보다 60% 늘어

SK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2021년 SK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설명회를 열고, 전 관계사가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이 1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60%(7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하는 데 기여한 가치를 말한다. SK는 그동안 그룹 경영 전략이라 할 수 있는 ‘딥체인지(Deep Change)’의 일환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2019년부터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전환해 발표해 왔다.

특히 최 회장은 평소 기업의 환경 문제 등에 대한 행동변화를 위해서는 ‘측정’과 ‘인센티브, ‘협력’ 등의 매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사회문제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의 객관적인 측정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새 정부에 ESG경영이 보다 확산할 수 있도록 세정 지원 확대와 제도 지원도 요청한 바 있다.

올해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 간접 기여 지표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총 19조3443억원에 이른다. 관계사 실적개선에 힘입어 납세(5조9000억원)와 고용(10조1000억원) 분야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사회 성과 지표도 사회 제품·서비스(8000억원), 노동(5000억원) 분야의 가치가 전년 대비 증가하며 총 1조903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SK그룹이 ‘넷제로(탄소중립)’ 실현에 사활을 걸고 있음에도 환경 성과는 마이너스(-) 2조8920억원으로 사회적 가치 전체 규모를 다소 끌어내렸다.

김광조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 팀장은 “SK가 넷 제로와 RE100 선언 등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장증설과 조업률 증가 등 영향으로 탄소배출 총량을 줄이는데 어려움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경 성과를 개선해야만 사회적 가치 성과의 구조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2024년부터는 감소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이후엔 로드맵에 따라 넷제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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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2021년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화폐화 측정성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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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회적 가치 측정 산식 첫 공개

SK그룹은 올해부터 사회적 가치 측정 산식과 데이터도 외부 공개했다.

SK그룹이 공개한 산식은 제품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인력,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긍정 성과’(+)와 ‘부정 성과’(-)를 함께 산정하는 방식이다. 자사 제품·서비스가 전체 시장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 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가치 총액을 산출한다.

예를 들어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 가동중에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단지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해 28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 금액은 온실가스 배출계수와 감축비용, 공급열량 등을 대입해 계산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고 화폐화하는데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사회적가치 정보를 투자와 소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식·데이터) 공개를 결정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 시스템의 객관성·투명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국제 기업연합체 VBA(Value Balancing Alliance),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협업을 지속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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