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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쏙 빠진 현대차 임금협상…‘외부자들’ 목소리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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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환 앞두고 임단협 돌입 현대차 노사

노·사 외부자문위원회 8명 의견 들어보니

“올해 임단협서 ‘미래차 협약’ 누락 아쉬워”

“2·3차 협력사들 신경 써야 생태계 유지”


한겨레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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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생산직 중심 요구사항을 탈피해 MZ세대 연구직 처우 개선 등에 나서야’

‘2·3차 협력사를 포함해 산업 전체를 고려한 합의를 이뤄나가야’

‘회사도 미래 비전을 노조와 공유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현대자동차 노사 협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외부 자문위원들이 <한겨레>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회사와 노조를 향해 내놓은 ‘쓴소리’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 결과와 향후 노·사 관계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전환 속도가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해온 자원을 친환경차·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사업으로 앞다퉈 전환하고 있다. 특히 인력 전환은 모든 기업의 숙제다. 고용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에 투입될 인력 육성이 급선무다. 현대자동차 앞에도 같은 과제가 놓여있다. 현대차 노·사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현대차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 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임금·단체협약 협상에 돌입했다.

<한겨레>는 현대차 노·사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외부자들’인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외부자문위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4차산업과 관련된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객관적인 외부 전문가 의견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한 현대차 노·사는 2018년 자문위 구성에 합의했다. 자동차산업과 고용 및 임금 쪽 전문가들로 해마다 구성된다. 올해 4기 자문위가 꾸려졌고, 지금은 6명이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17~18일 전·현직 자문위원 8명을 접촉해 직접 의견을 물었다. 자문위원은 전·현직 여부를 별도 표기하지 않고, 이들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인용했다.

먼저 다수 자문위원이 지난 집행부가 합의한 ‘미래차 협약’이 올해 임단협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직전 8대 노조 집행부는 회사와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맺었다. 회사는 국내 투자를 확대해 고용 안정을 추구하고, 노조는 임금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9대 집행부가 발행한 소식지를 보면, 이번 임단협 요구안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자문위원 ㄱ씨는 “미래 협약이 다소 원론적인 합의지만, 노사 대표가 함께 선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임단협이 기존 합의를 계승해 (미래 협약의) 현실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문위원 ㄴ씨도, 노조가 ‘질적 교섭’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임금 향상 등 양적 교섭도 중요하지만, 교육훈련·작업장 혁신 등 노동자 역량 향상을 위한 질적 교섭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의제가 빠져있다”고 말했다.

중장년 생산직 중심의 요구사항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자문위원들은 엠제트세대 연구직 처우개선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자문위원 ㄷ씨는 “연구소 소속 엠제트 세대 대부분이 석·박사급 연구원이다. 현장 업무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생산직과) 동일한 호봉 테이블로 (임금을) 받다 보니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협력사 경쟁력 강화와 처우개선에도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자문위원 ㄹ씨는 “노조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내부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면서도 “그간 정규직의 근로조건 향상을 위해 2·3차 벤더(협력사) 부품사에게 부담을 전가한 셈이다. 협력사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 전체를 고려한 합의를 이뤄나가야, 정규직 고용 안정을 위한 사회적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위원 ㅁ씨도 “3차 협력사부터는 연구개발 역량이 상당히 부족하다. 납품 단가를 보장해주면서 산업전환을 지원하는 부분에도 신경을 써줘야 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위원들은 회사 비판도 쏟아냈다. ㄴ씨는 회사가 노조와 비전을 공유하는 데 인색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할 땐 인력 개발을 위한 모델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제시해야 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도 그 계획에 맞춰 숙련도를 향상해 회사에 기여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는데, 회사가 미래상을 공유하지 않으니 (노사가) 자꾸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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