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검찰 편중 인사 논란…‘文정권 비리 수사’ 성과로 돌파할까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친윤 특수통’ 중심 인사에 檢 내부 분위기 ‘뒤숭숭’

첫 출근 신임 검사장 일제히 ‘비리 수사 속도전’ 예고

법조계 “검수완박 시행 전 성과 내놓고 능력 증명해야”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특수통’ 검사들을 주요 지검에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문재인 정권 비리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윤석열 라인’에 지나치게 편중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수사 성과로 인사의 당위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데일리

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선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특수통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대거 배치됐다. 검찰 내 대표적인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에 각각 ‘친윤(尹) 특수통’으로 꼽히는 검사들이 이름을 올렸고 굵직한 사건이 모이는 서울남부지검과 수원지검에도 특수통 출신 검사가 기용됐다.

검찰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한 현직 검사는 “결국 출세하기 위해서는 줄을 잘 대야 한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오간다”며 “일선 평검사들은 묵묵하게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인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요 비리 의혹 수사에서 조속히 성과를 도출해 검사장들 스스로 실력과 능력을 갖췄음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게 법조계의 주문이다. 논란을 의식한 듯 신임 검사장들은 23일 첫 출근길에서 일제히 범죄 엄단 의지를 표명하며 전 정권 비리 수사에 대한 속도전을 예고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중앙지검에 쌓여 있던 전 정권 주요 의혹 수사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근 ‘대장동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사건에 관여한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이 고문 소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연루된 ‘기획 사정 의혹’ 및 여성가족부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 개발에 관여했다는 ‘대선 공약 개발 의혹’ 수사도 특수 수사 경험이 풍부한 송 지검장의 지휘 하에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23일 오전 취임식을 마친 뒤 서울남부지법원장과의 면담을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홍승욱 검사는 수원지검장에 임명되면서 이 고문이 관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원지검은 지난 3월 대선 이후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해 이 고문의 측근인 이태형 변호사와 나승철 변호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대납 의혹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이 고문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의도를 관할하는 서울남부지검엔 특수수사 베테랑인 양석조 검사가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금융 사건, 국회 관련 사건의 수사 향배가 주목된다. 특히 한 장관의 지시로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하면서 합수단이 있는 서울남부지검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관계자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라임 펀드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재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임된 심우정 동부지검장도 이 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지검은 지난 19일 검찰 고위급 인사 단행 바로 다음 날 산업부 산하 기관 6곳을 비롯해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연구실과 자택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동부지검은 이인호 전 산업부 차관을 비롯한 피고발인 4명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조만간 최종 책임자인 백 전 장관 소환이 이뤄지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관계자 등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검사 출신 박인환 변호사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직접 일해 본 ‘자기 사람’을 골라 앉혔다는 것은 역으로 직접 일 처리 솜씨를 지켜보고 검증한 인사를 뽑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능력도 불충분한 인물을 단지 내 편이라는 이유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중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요직에 발탁된 검사들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성과를 내놓고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검수완박법 시행이 4개월도 안 남은 만큼 각 검찰청은 의미 있는 수사 결과를 내놓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