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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진 “미·중 관계, 한국에 제로섬 아냐”…인태전략팀·IPEF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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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3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 브리핑에 참석한 박진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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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이 강화됐다고 해서 한·중 관계를 등한시하진 않는다. 한국에게 미·중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 설명 브리핑에서 “한·중이 상호 존중하면서 협력을 바탕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우리 외교의 몫”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또 “(중국이) 새롭게 형성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하면서 책임있는 국가의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며 “그것이 결국 한·중 양국의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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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나기 전 윤석열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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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한·미 동맹 격상에 따른 한·중 관계가 우려된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중 경쟁 속 균형외교를 추구한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미국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중국의 거센 반발과 보복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계가 ‘전략적 포괄 동맹’으로 격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새로운 혁신이 이뤄졌다”는 박 장관의 평가는 한·미 관계가 이전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 장관은 특히 “안보 동맹, 경제·기술 동맹, 글로벌 전략 동맹에서 한·미 동맹은 협력의 폭과 깊이가 더해졌다”며 “양 정상은 서로 믿을 수 있는 최상의 파트너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평택서 “언빌리버블” “어메이징”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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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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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일정으로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등을 방문해 ‘언빌리버블(unbelievable, 믿을 수 없는)·어메이징(amazing, 놀라운)’ 등의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고 한다. 또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기 직전엔 윤석열 대통령에게 ‘I trust you(당신을 신뢰한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설명하며 “양 정상은 환상의 케미를 과시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외교부 내에 ‘인도-태평양 전략팀’과 ‘IPEF팀’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한·미 정상 공동성명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인태 지역 협력’을 꼽으며 “한반도·동북아 중심의 외교를 넘어 핵심 전략지역인 인태 지역으로 우리 외교의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신정부의 의지를 천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북미국에 신설될 인태전략팀은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인태 전략을 설계·발표하는 작업을 맡는다. 이르면 올해 안에 인태 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 사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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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11월 동남아시아 순방 자리에서 한국의 남방인 동남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남방정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2018년 서울 광화문 오피시아 빌딩에서 열린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 현판식.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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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발표된다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신남방정책은 사실상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신남방정책은 미·중 균형외교의 연장선에서 설계된 문재인표 외교 정책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협력하면서, 중국이 추구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와도 상호 연계를 추구했다.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 내에 신설될 IPEF팀은 IPEF 참여 결정 후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시행 계획을 마련하는 임무를 맡는다. 박 장관은 “IPEF는 진화하는 프레임 워크고,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가 참여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인도-태평양 지역 내의 새로운 디지털 전환에 따른 경제적인 틀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금 발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IPEF가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협력 연합체라는 지적에 대해선 “특정국, 예를 들어 중국을 배척하거나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 의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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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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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에 나설 의지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ICBM과 수소폭탄을 개발했고, 전술 핵무기에 대한 선제사용 입장도 발표했다. 이렇게 만든 핵과 미사일을 스스로 폐기하고 비핵화할 의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다.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유도할 방안에 대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일관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이 만약 대화로 (비핵화) 문제를 풀겠다고 나오면 대화를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해선 “북한이 이렇게 도발하고 국제적 위협을 했을 때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비핵화를 하도록 촉구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ICBM 발사에 맞서 안보리 차원의 새 대북 제재 결의를 제안했지만 중·러 반대에 막혀 공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대북 추가 제재에 동참하도록) 중·러를 설득하고 견인해서 북한이 이런 도발을 다시 하지 않고 중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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