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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Y터뷰] '멍키시티' PD "원숭이들의 정치 행위, 인간 사회 다툼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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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이 정치적 동물인 줄 알았는데, 원숭이들이 오히려 훨씬 더 정치적이었어요."

지난 2019년 태국 롭부리의 도심 한복판에서 원숭이들의 패싸움이 벌어졌다. 그들에게 '패'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의문일 수도 있겠지만, 놀랍게도 롭부리에는 3개의 원숭이 파벌이 존재한다. 사원파, 극장파, 시내파 원숭이들은 인간이 제공한 먹이를 두고 서로를 할퀴고 물어뜯으며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은 전세계 언론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국내에서는 'SBS 스페셜' 제작진이 태국 롭부리 원숭이들의 파벌 싸움을 깊이 있게 관찰하며 카메라에 담았다. 이 전쟁은 지난 14일과 21일 'SBS 스페셜-멍키시티'를 통해 전파를 탔다. 사원파 원숭이 깔록과 차오의 우두머리 싸움이 1부에, 도시 전체로 번진 원숭이 무리 셋의 패싸움이 2부에 그려졌다.

주시평 PD는 원숭이들의 정치 행위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인간 사회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깔록이 약자나 암컷을 도와주는 행위의 의미를 처음엔 몰랐는데, 그 행위들이 자신의 편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며 "원숭이들이 훨씬 더 정치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나중에는 저절로 원숭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얘네들' '쟤네들' 하면서 사람 부르듯 호칭을 부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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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들의 정치적 관계가 두드러진 이야기인 만큼, 주 PD는 '느와르 스타일'을 구사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는 "뜻대로 결과물을 만들지 못해 아쉽다"고 겸손하게 밝혔지만, 느와르물의 분위기는 차오와 깔록의 정치적 싸움을 그린 1부에서 특히 돋보인다. 주 PD는 "촬영 기간 중에 깔록과 차오의 우두머리 싸움이 벌어져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1부 우두머리 싸움에서 2부 도시 전체 원숭이들의 패싸움으로 이어지는 '멍키시티'의 스토리는 '먹이를 향한 욕망'으로 묶여 있다. 주 PD는 "모든 동물에게 먹이에 대한 욕망이 있다. 먹이를 많이 차지해야, 힘이 있어야 더 잘 먹고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인간을 포함해서 모든 동물들이 다 똑같은 것 같다"고 동물 사회를 바라봤다.

나아가 그는 "욕망의 대상이 권력으로 대체된 것"이라며 "욕망이 빚어내는 관계와 결과물들이 자연스럽게 '멍키시티'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이야기를 바라본 연출자로서 "관계와 결과물들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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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키시티'의 하이라이트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원숭이들의 패싸움이다. 각 파의 욕망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은 인간 사회의 다툼을 떠올리게 되곤 한다. 주 PD는 "정글을 모르는 원숭이들이 도시 삶에 적응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라며 "생존을 위한 그들의 정치적 사회 구성은 인간 사회의 다툼을 놀라울만큼 유사하게 묘사한다. 오늘의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특히 "우리를 닮은 동물들과 인간의 공존은 또 다른 생태계의 과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주 PD가 연출한 '더(THE)람쥐' '길고양이 K' '라이프 오브 사만다' '멍키시티'로 이어지는 동물 다큐멘터리들의 핵심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원초적인 동물의 사회를 통해 인간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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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숭이들의 전쟁을 겪은 태국은 최근 원숭이 중성화 작업에 돌입했다. 원숭이들과의 공존을 위해 정부가 개체수 조절을 택한 것. 주 PD는 "도심 속 원숭이들은 진짜 정글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도시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진짜 정글로 보내버린다면 적응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태국 정부 역시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같은 동물과 인간의 공존 문제는 비단 태국 원숭이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길고양이들과의 공존 문제가 사회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주 PD는 "태국 롭부리에서도 원숭이들을 싫어하는 분, 좋아하시는 분들이 나뉘는데 사실 우리나라의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곤 하니까 어쩌면 더 심각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길고양이에 대한 문제가 단순 동물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간의 문제로 더 심각하게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제공 = SBS]

YTN star 오지원 (bluejiw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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