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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촉발한 식량 부족으로 수백만명 사망 위험”···이집트 재무장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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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17일(현지시간) 한 이집트 농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밀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600만t의 현지산 밀을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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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식량 공급난으로 인해 수백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가 나왔다. 전쟁 이후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밀 부족으로 인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마이트 이집트 재무장관은 최근 영국 런던 방문 중 인터뷰를 통해 “전쟁이 촉발한 식량 부족으로 아무 잘못 없는 (세계의) 수백만명이 죽어가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가 매우 신경써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유엔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식량 위기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세계식량안보 장관회의에서 “전 세계 기아 수준이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기후변화, 코로나19 등과 함께 전세계 수천만명을 식량 불안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영양실조, 기아, 기근으로 이어지는 수년 동안의 위기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북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으로 전쟁 전까지 전체 밀 소비량의 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해왔다. 이집트 정부는 전쟁 발발로 밀 수급 불안이 커지자 600만t가량의 국내산 밀을 사들이고 파키스탄과 멕시코, 파라과이 등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서는 등 식량난 극복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쟁 전 5%였던 이집트의 물가상승률은 현재 약 14.5% 수준까지 치솟았다.

밀 공급 불안으로 인한 빵 가격 급등은 정부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7000만명의 국민에게 빵을 제공하는 대규모 보조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이트 장관은 이같은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연간 3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빵 보조금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합리화’하고, 수백만명의 이집트인들이 식량 구매를 위해 받는 현금 크레딧을 개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만 현금 크레딧을 받을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춘 사람들의 목록을 간소화할 방침이다.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은 밀값 상승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값이 30% 이상 오르기도 했다. 밀값 상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길을 틀어막으며 심화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식량의 95%가 오데사와 같은 흑해 항구를 통하는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 마리우폴에서 남서쪽 오데사 인근까지 약 600㎞를 봉쇄하며 오데사의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독일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가 오데사 항을 통해 북아프리카와 아시아로 곡물 2000만t을 수출하려는 것을 막고 있다.

전 세계 식량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동과 아프리카에 기근을 유발해 유럽에 대혼란을 일으키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dpa통신에 따르면 뤼디거 폰 프리치 전 러시아 주재 독일 대사는 다게스슈피겔 인터뷰에서 “크렘린의 목표는 대규모 난민을 발생, 유입시켜 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은 새로운 난민 유입을 통해 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정치적 압력을 강화해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포기하길 원한다”며 “푸틴의 새로운 혼합형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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