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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신속항원검사 인정 첫 날, 공항·항공업계 "이것으론 부족…방역 규제 확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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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해외입국자 신속항원검사(RAT) 인정 첫날인 23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모습. [사진 제공 = 인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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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입국자 신속항원검사(RAT) 인정 첫날인 23일, 공항·항공업계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출발지 PCR 또는 RAT 의무 검사 폐지, 입국 후 PCR 폐지 등 과감한 후속 조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방역당국은 해외 여행객 불편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입국자를 대상으로 PCR 음성확인서외에 RAT 음성확인서도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해외 여행객 불만은 여전하다. 입국 3일 내 PCR 의무 검사가 여전한데다 13~18세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12세 이하 격리 면제)는 격리면제 대상이 아니어서 가족단위 여행이 쉽지 않다. 여기에 국제선 항공편 운항 횟수와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커퓨(오후 8시~다음날 오전 5시 운항금지) 규제로 항공권 가격 마저 급등하면서 항공 수요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왕복 120만원 하던 아시아나 인천~뉴욕 노선은 현재 300만 원에 이른다. 또 세계 주요 공항 가운데 방역목적으로 커퓨 시간대를 운영하는 곳은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3월 21일 해외입국자 자가 격리 면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천국제공항 회복 속도는 더디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인천공항의 운항편 회복률은 작년 동기 대비 1.9%로, 유럽의 150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럽은 323%, 전 세계는 평균 198.2%의 회복률을 보였다. 아프리카 회복률은 93.1%다.

국내 최대 국적사인 대한항공은 다음달께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 2회, 런던 주 1회 등 주간 운행 횟수를 이달보다 27회 더 늘려 168회를 운항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발생 전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자가격리 면제 조치 이후 인천공항 이용객은 일평균 2만~3만명 수준으로 작년 대비 200% 가량 증가했지만 2019년 19만명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인천공항을 통해 나가는 여객도 출장, 유학, 신혼여행 위주여서 일반 해외여행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항공업계는 판단한다.

공항·항공업계는 과도한 방역 규제를 배경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는 5~6월 인천공항 운항횟수를 '주 100회 증편', 도착 슬롯을 '20편 이하'로 맞추고 단계적으로 늘려 엔데믹(풍토병) 전환시 정상화 한다는 방침이다"면서 "정상화 단계를 국제선 수요회복 시점이 아닌 엔데믹 전환 시점을 기준으로 잡아 국제선 수요 발생 시점과 국제운항의 완전 정상화 시점에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항·항공업계는 "해외유입 환자의 비중은 0.2%(3만2000명)에 불과하고, 입국 PCR 등 외부 확진자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 제도가 일부 완화된 가운데 항공편수를 제한하는 현행 제도(커퓨 포함)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면서 "운항제한이 지속될 경우 국적 항공사가 해외공항에 보유중인 슬롯을 상실할 우려가 있는 만큼 커퓨, 운항편수 규제, 입국 전후 방역 규제를 모두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선 여객 운송으로 전체 매출의 70~80%를 담당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여객이 고갈되면서 생존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LCC 붕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수요 회복의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7~9월 성수기를 대비해 해외여행에 부담이 되는 일체의 규제를 정상화해 항공·여행산업의 재기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사이 세계 주요 공항은 방역 규제를 대폭 없애 글로벌 항공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한국과 직항노선이 있는 59개국 가운데 42개국(71%)은 입국후 PCR 검사를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유럽은 18개국 가운데 14개국(78%)이 출발전 PCR 검사 조차 요구하지 않고 있다.

유럽 미주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도 입국 후 PCR 검사를 면제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과 경쟁관계에 있는 싱가포르 공항은 지난달 음성확인서 요구를 완전히 폐기했다.

항공 업계는 "입국 3일내 PCR 검사 의무는 해외사례와 국내 정책을 모두 고려해도 유지가 불필요한 제도"라면서 "해외여행을 끝내고 귀국하는 국민에 한정해서라도 입국 3일내 PCR 검사를 RAT로 대체해 해외여행 부담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4인 가족 기준 PCR 1회 검사비는 40~50만원 가량 소요된다. 백신 미접종 13~18세 청소년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 하지 않는 정책에 대해서도 항공업계는 "13~18세 청소년이 12세 미만 청소년에 비해 감염 시 위험도나 전파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면서 "해외여행 시 주로 부모 통제 하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방역 관점에서 두 세대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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