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단독] ‘테라’ 권도형 “싱가포르 있다”더니…현지 사무실 폐쇄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취재]

이틀 전 “싱가포르 있다” 트윗과 달리

현지 사무실 폐쇄…텅 비어

집 주변에서도 행방 못 찾아

다른 국가 이동했을 가능성도


한겨레

테라폼랩스 사무실이 있던 싱가포르 구오코 타워(Guoco tower). 곽진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상자산(암호화폐) 테라(UST)·루나(LUNA) 코인을 개발한 테라폼랩스(TerraformLabs)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의 싱가포르 현지 사무실이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과 며칠 전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나는 싱가포르에 있다”고 밝혔다. 권 대표가 사무실을 철수하고 투자자 등의 추적을 피해 제3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겨레

권도형 테라(Terra) 공동대표. 출처=김동환/코인데스크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가 23일 오전 10시께(현지시각) 법인등기에 적힌 주소지인 테라폼랩스 사무실을 찾았지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테라폼랩스 사무실 주소지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구오코타워 37층이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한겨레>에 “테라랩은 37층에 있다”고 확인해줬다.

하지만 37층에 있어야 할 테라폼랩스 사무실은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굳게 닫힌 유리문은 흰 천으로 가려져 내부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틈으로 보이는 사무실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테라폼랩스 사무실로 진입하는 주요 출입구에는 이곳이 테라폼랩스 사무실이 있다는 안내문 하나 없었다. 37층 안내도에는 테라폼랩스 사무실이 있던 공간에 이미 한 다국적 파이낸스사 명칭이 적혀 있었다. 입주 공사를 하는 듯 복도 등에선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해당 층에 상주하는 한 직원은 “이곳에 테라랩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문이 닫혀 있다”고 했다. 다른 직원에게 ‘테라폼랩스 직원을 최근에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본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겨레

테라폼랩스 사무실이 있던 싱가포르 구오코 타워(Guoco tower). 곽진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겨레

<한겨레>가 23일(현지시각) 찾은 싱가포르 법인등기상의 테라폼랩스 본사 사무실 입구.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권 대표는 싱가포르 집에서도 몸을 뺀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22일(현지시각) 법인등기에 적힌 권 대표 거주지인 ㄴ아파트를 찾았지만 권 대표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아파트 보안담당 직원에게 ‘권 대표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 직원은 고개를 저으며 “없다”고 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며칠 전 권 대표가 기존 거주지에서 옮겼다고 들었다. 싱가포르에 있는지 아니면 타국으로 갔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권 대표는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조세포탈 의혹, 한국법인 해산 등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면서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고, 숨길 것이 없다”고 밝혔다. 권 대표가 자신의 거주지를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정작 싱가포르 사무실은 말도 없이 폐쇄됐고, 그가 여전히 싱가포르에 거주하는지도 오리무중 상태인 셈이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에 있다”며 투자자 등을 달랜 권 대표가 다른 국가로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겨레

23일(현지시각) 찾은 테라폼랩스 싱가포르 본사 법인 사무실. 현재는 흰 천으로 가려져 안을 자세히 확인할 수 없다.


루나·테라 코인은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자매코인이다. 최근 하룻사이에 그 가치가 100% 가까이 폭락하며 휴짓조각으로 변했다. 피해를 본 국내 투자자만 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피해자들이 권 대표를 고소하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싱가포르/곽진산 기자 kjs@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