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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월드클래스' 손흥민, 결국 해냈다···10골차 살라 따라잡고 득점왕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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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23일 열린 노리치 시티전에서 이날 경기 두 번째 골을 터뜨리고 팀 동료들과 기뻐하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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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결국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대업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우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려 팀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2골을 더한 손흥민은 시즌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리그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이날 손흥민은 전반전 초반부터 득점을 위해 바짝 독이 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너무 힘이 들어간 듯 오히려 볼 트래핑이나 슈팅 상황에서 평소답지 않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토트넘은 전반전에 2골을 넣으며 경기를 리드했지만 손흥민은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쳐야 했다.

그래도 계속 두드리다보면 열린다고 했던가. 손흥민은 후반전에도 끊임 없이 슈팅을 시도하며 골을 노렸다. 그렇게 팀이 3-0으로 이기고 있던 후반 24분 손흥민은 로카스 모우라의 감각적인 원터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낮고 빠른 슈팅을 날려 시즌 22호골을 터트렸다. 노리치 팀 크룰 골키퍼의 연속 선방에 아쉬운 표정을 드러냈던 손흥민은 결국 득점을 기록하면서 활짝 웃으며 포효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득점 강박에서 조금은 여유를 얻은 손흥민의 오른발은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후반 29분 프리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볼을 잡은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노리치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지체없이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을 때렸고 공은 반원을 그리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기어이 시즌 23호골이 터지자 토트넘 선수들은 모두 달려와 환호하며 손흥민을 축하했다.

시즌 23호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잠시 단독 리그 득점왕으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같은 시간 안필드에서 벌어진 리버풀과 울버햄프턴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살라도 후반 38분 골을 터트려 다시 득점 선두에는 두 선수가 나란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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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3득점으로 손흥민과 함께 시즌 득점왕에 올라 골든 부츠를 들어올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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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손흥민은 이날 멀티골을 더해 리그 23호골로 시즌을 마치게 됐고 살라 또한 같은 골 개수로 둘은 공동으로 리그 득점왕에게 수여하는 '골든 부츠'를 거머쥐었다.

공동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과 살라 두 선수 모두 대단한 업적을 세운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기록이다. 다만 국내뿐만이 아닌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득점왕 등극을 더욱 크게 다루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실 지난 2월까지 손흥민의 골 갯수는 살라와 10개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에 손흥민의 시즌 득점왕 등극을 점치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3월 21일 웨스트햄전 멀티골을 시작으로 득점왕 경쟁에 속도를 붙였다. 물론 무득점 경기들도 있었으나 흐름을 타면 한 경기에 2골 이상을 몰아치는 득점 감각을 뽐내며 손흥민은 막판 10경기에서 12골을 터트렸고 결국 시즌 23호골까지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됐다.

반면 살라는 1~2월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대회 참가를 마치고 리버풀에 복귀한 뒤 이전에 비해 무뎌진 공격력을 드러냈다. 손흥민이 10경기서 12골을 퍼붓는 동안 살라는 10경기에서 단 4득점에 그쳤다. 첼시와의 FA컵 결승전에서 부상을 당한 살라는 지난 18일 사우샘프턴전에서 아예 결장했고 이번 경기 선발 명단에서도 빠졌다가 후반 교체 투입됐고 코너킥 상황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국 1골을 터트려 자칫하면 손흥민에게 단독으로 내줄 뻔했던 골든 부츠를 가까스로 지켜냈다.

손흥민의 이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극은 오로지 '필드골'로만 이뤄낸 업적이라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동 득점 1위에 오른 살라는 23골 가운데 5골이 페널티킥(PK) 득점이다. 18골로 득점 3위에 이름을 올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17골로 4위의 해리 케인(토트넘)은 각각 3개와 4개의 PK 득점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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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3골로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라 골든 부츠를 차지한 손흥민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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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손흥민은 팀 동료 케인이 PK와 프리킥을 전담해 다른 득점왕 경쟁자들보다 불리했다. 심지어 손흥민은 직접적인 골이 아닌 도움에 치중된 코너킥을 전담해서 찼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역대 선수들 중 PK 골 없이 필드골로만 골든부츠를 차지한 선수는 이전까지 단 명의 선수밖에 없었다.

2010-2011시즌 베르바토프(20골)와 2013-2014시즌 루이스 수아레스(31골), 2018-2019시즌 사디오 마네(22골)가 그 주인공이다. 23골을 넣은 손흥민은 수아레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필드골로만 득점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필드골로만 23골을 넣은 데 이어 손흥민의 슈팅 수 대비 득점 순도 또한 이번 시즌 득점 기록 상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 득점 4위에 오른 케인은 133개의 슈팅을 때려 17골을 넣었고 호날두는 110개의 슛을 기록해 18골, 살라는 무려 139개의 슈팅을 날려 23번 골망을 흔들었다.

이에 비해 손흥민의 슈팅 수는 현저히 적다. 78개의 슛을 때려 15골을 넣어 득점 공동 6위에 랭크된 시즌 MVP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와 비슷한 80개의 슈팅을 기록해 23골을 넣은 손흥민의 골 순도는 매우 높다. 또한 양발을 가리지 않고 사용해 득점을 쌓은 점도 영국 현지에서는 주목했다. 손흥민은 23골 가운데 오른발로 11골, 왼발로는 12골을 넣으며 자유자재로 양발을 사용하는 강점을 더욱 과시했다.

한편 손흥민이 마침내 득점왕에 오르면서 한국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배출한 13번째 국가가 됐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한 건 손흥민이 최초이며 유럽 5대 리그를 통틀어서도 아시아인으로는 첫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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