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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 대령, 퇴근길 집 앞에서 총격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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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세계적으로 오만한 세력 연계 테러”…배후로 미국 지목

한겨레

22일 이란 혁명수비대의 사야드 호다에이 대령의 시신이 놓여 있는 기아 프라이드 차량 앞에서 유족들이 슬피 울고 있다. 테헤란/ IRGC/WANA (West Asia News Agency)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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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의 간부가 테헤란 집 근처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혁명수비대가 미국 등과 연루된 범행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서, 현재 교착상태인 이란 핵협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혁명수비대는 2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사야드 호다에이 대령이 퇴근길에 테헤란 집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무장 공격에 암살당했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호다에이 대령은 시리아 등에 대한 군사 개입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은 반군과 싸우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초청으로 군자문관을 파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지 매체는 오토바이를 탄 암살단 두 명이 이날 오후 4시께 호다에이 대령의 차량에 다가와 총탄 다섯 발을 발사하고 달아났다고 전하고 있다. 이란 당국이 공개한 영상에는, 호다에이 대령으로 추정되는 남자가 셔츠와 팔에 피를 묻힌 채 흰색 기아 프라이드 차량의 운전석에 쓰러져 있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혁명수비대와 보안 당국은 달아난 괴한들을 쫓고 있으며, 암살의 배후를 주장하는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지 파르스 통신은 검사가 범행 현장을 방문해 서둘러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체포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혁명수비대는 서둘러 “‘세계적으로 오만한 세력’과 연계된 요소”가 이번 “테러 행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으로 오만한 세력’이란 표현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등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외교부 대변인 사에드 하티브자데도 “이런 비인간적인 범죄는 세계적으로 오만한 세력과 연계된 테러분자들이 저지른 것”이라며 사실상 미국 등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이후 2015년 이란 핵 합의를 복원하려는 미국 등 서방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발생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데에는, 이란이 혁명수비대를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이란이 범인 체포 이전에 서둘러 이번 사건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한 것은, 앞으로 핵 협상 재개에 대비해 새로운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란의 주요 인사가 이렇게 기습을 받아 암살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 11월엔 이란의 핵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가 테헤란 교외에서 차량 폭발로 숨졌다. 이란은 범행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2020년 1월엔 혁명수비대의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 중에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피살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혁명수비대는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정보기관과 연결된 범법자들”을 체포했다”며 “이들이 “강도와 납치, 파괴”를 포함한 여러가지 범죄들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호다에이 대령 암살 사건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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