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당신 검사냐” 항의했던 양석조, 이번엔 심재철 ‘과잉정의’ 받아쳤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부지검장 취임식서 “사건 실체로부터 도피하면 안 돼”

조선일보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석조 신임 서울남부지검장이 23일 취임식에서 “‘과잉된 정의’ ‘과소한 정의’라는 함정에 빠져 사건의 실체로부터 도피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심재철 전 남부지검장을 저격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양 검사장은 이날 오전 열린 취임식에서 “공직 비리, 구조적 비리 등 부패사범 척결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높다. 공정한 경쟁 질서를 붕괴시켜 결국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러한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 사회 구성원들을 보호해달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20일 심재철 검사장은 이임식에서 “제가 평소 강조하는 공정한 정의, 관대한 정의를 부탁한다”며 “‘과잉된 정의’는 진정한 정의가 아니다. 정의가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양 검사장이 취임사에서 심 검사장이 언급한 ‘과잉된 정의’를 콕 집어 비판한 것이다.

두 사람은 2020년 1월에도 충돌해 법조계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심 검사장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한 상갓집에서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에 연루된 조국 전 법무장관을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당시 같은 자리에 있던 양석조 검사에게 “당신이 검사냐”는 항의를 들었다.

이후 검찰 인사에서 좌천돼 한직을 돌던 양 검사는 지난 18일 발표된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돼 심 검사장 후임으로 오게 됐다. 반면 심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가게 됐다.

양 검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금융범죄는 갈수록 고도화·전문화돼 가고 있으며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는 대형 금융범죄도 증가하고 있다”며 “2년여 만에 새롭게 출범한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을 포함해 금융·증권범죄 중점청으로서 건전한 자본 시장 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라는 막중한 책무를 다해달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 대다수인 선량한 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범죄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면 사회질서는 그대로 무너질 것”이라며 “비록 최근 허물어진 법체계에 실망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힘없는 국민들의 눈물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표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