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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아직도 한 끼 때우니? 편하게 한 상 데워봐 [간편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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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간단히 해결 넘어 든든하되 더 건강하게

밀키트 성장 등 업고 HMR 시장 올 5조원 예상

종류 다양화…영양·친환경 등 고려

비싸더라도 잘 갖춰진 식사 대세로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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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학습,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에 따른 ‘집콕’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외식보다 집에서 해 먹는 음식을 찾는 수요가 늘었고, 집밥 빈도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식사 준비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주는 간편식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여기에 즐겁고 편한 건강 관리를 지향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등이 인기 끌면서 간편식도 다양화·고급화하는 추세다. 수년 전만 해도 낯설었던 간편식이라는 단어는 어느새 일상 속 깊이 녹아 들었다.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꾸준히 간편식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간편식 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가운데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정책적 지원 등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올해 5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간편식 시장의 동향과 전망을 조명하고 국내 대표 간편식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 간편식 시장이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시간에 쫓겨 끼니를 때우는 방식으로 소비하던 간편식은 코로나19에 따른 집밥 열풍 등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 레스토랑에서의 근사한 한 끼 부럽지 않은 든든한 식사로 거듭나고 있다. 소비자 역시 자신의 입맛과 취향을 넘어 건강까지 챙기는 방식으로 간편식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는 추세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즉석섭취식품, 신선편의식품, 즉석조리식품을 포함한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1067억원에서 2016년 2조2682억원, 2018년 3조300억원으로 뛰었다. 코로나 1년 차인 2020년 3조6511억원까지 몸집을 키운 HMR 시장은 밀키트 시장 성장세가 가세하면서 올해 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HMR는 간편한 식사 대용품으로 식재료를 가공, 제조, 포장해 놓은 완전 또는 반조리 형태의 식품을 말한다. 최초의 간편식은 1981년 오뚜기에서 출시한 ‘오뚜기 3분카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와 같이 1980년대 편의성을 강조한 즉석밥 시대를 가정간편식 1세대로 봤다. 이후 1990년대 신선도를 중시하는 시대를 2세대로, 컵밥·국·탕·찌개 등으로 다양화한 시대를 3세대로 구분했다. 2015년 1인 가구, 혼밥족 중심의 간편식 시장이 본격화하면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며 양적 성장이 가속화했고,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간편식 시장은 질적 성장에 속도를 붙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외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재택근무와 개학 연기 등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에서 식사하는 일이 잦아졌고, 식사 준비에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간편식으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내식 인구 증가는 간편식 종류를 다양화시켰고, 맛뿐만 아니라 재료, 영양, 친환경 등을 고려하는 제품들을 등장시켰다. 손질된 식재료와 양을 맞춘 양념, 조리법을 담은 반 간편식 제품인 밀키트도 대중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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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움직임에 식약처는 2020년부터 식품공전 즉석식품류 분류에 즉석섭취식품, 신선편의식품, 즉석조리식품에 이어 간편조리세트(밀키트)를 추가해 별도 관리하기 시작했다. 최근 간편식의 변화 양상은 조리 및 취식에 걸리는 짧은 시간보다 ‘공간 제약 없이 편하게 제대로 된 한 끼를 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 업계가 전국 맛집의 유명 셰프 레시피를 적용한 레스토랑 간편식(RMR)과 호텔 파인다이닝 밀키트, 캠핑 밀키트 등을 앞다퉈 선보이는 이유다. 유통업계 자체 브랜드(PB) 간편식과 RMR 등을 앞세운 프리미엄 일상식 시대인 4세대가 무르익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 간편식 코너를 강화해 선보이는 것이 채널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정도다.

엔데믹 이후엔 건강을 생각한 ‘웰빙 간편식’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보편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건강과 개인화에 초점을 둔 간편식이 다양하게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식생활을 반영한 세분화된 제품 개발이 속도를 내고, 소비 방식 역시 맞춤형 구독 서비스 등이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바쁜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간편식은 이제 요리하는 시간을 아껴 다른 곳에 투자하는 현대인의 제대로 된 한 끼를 책임지는 형태로 발전했다"며 "다소 비싸더라도 잘 갖춰진 한 끼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에 맞게 고급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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