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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죽음 앞둔 아빠, 무서워 마” 수상소감 남겼던 배우 조현철 부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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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배우 조현철이 지난 6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아버지인 조중래 교수에게 전하는 수상소감을 말하는 모습이다.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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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인 조중래(70) 명지대 명예교수가 22일 별세했다. 인권운동가였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이자 래퍼 매드클라운·배우 조현철 형제의 아버지다.

고인은 교통공학분야 전문가로 ‘공해연구회’를 만드는 등 국내 환경운동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교통연구부장, 서울메트로 이사 등을 지냈다. 공익 변론에 힘쓰며 ‘전태일 평전’을 쓴 고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이기도 하다.

그의 투병 생활은 아들인 배우 조현철이 지난 6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언급하며 전해진 바 있다. 당시 조현철은 드라마 ‘D.P.’로 TV 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은 후 “아버지가 투병 중이다. 진통제를 맞고 이걸 보고 계실지는 모르겠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조금의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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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래 명지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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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죽음이라는 게 단순히 존재 양식의 변화인 거잖아”라며 “작년 한 해 동안 첫 장편영화였던 ‘너와 나’를 찍으면서 나는 분명히 세월호 아이들이 여기에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라고 말했다.

또 “그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의 시간동안 내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박길래 선생님, 김용균 군, 변희수 하사, 이경택 군, 외할아버지, 할머니, 외삼촌.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어”라며 “그러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어. 소란스러운 일들 잘 정리하고 저도 금방 갈게요. 편안하게 잘 자고 있으세요. 사랑합니다”라고 했다.

아버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낸 이 수상소감은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조 교수의 건강을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또 아버지인 조 교수를 비롯해 문학으로 여성운동에 힘쓴 어머니 안일순 소설가, 유명 래퍼인 형 매드클라운(본명 조동림) 등 남다른 가족사가 조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전해진 별세 소식에 조현철이 띄운 ‘마지막 인사’는 또다시 회자되는 중이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4일 오전 5시30분이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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