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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오르는’ 高물가… 한미정상회담 이후 高환율 안정될까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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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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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서 외환시장 협력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면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에 대한 협력 의지를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상생활과 밀접한 먹거리와 외식 물가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실질 지출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돈을 더 많이 쓰고도 실제 소비량은 줄었다는 의미다. 한편 정부는 다음 달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한미 공동성명 최초 등장한 ‘외환시장 협력’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정상회담을 열고 외환시장과 관련된 양국 간 협력에 합의했다. 공동성명에는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양 정상은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미국과 여타국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외환시장에 대한 행정부 간 협력을 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이 외환시장 동향 점검 등을 위한 협의를 정례화하고 필요하면 수시로 공조방안을 찾기로 한 점도 의미가 크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한·미 간 상설 통화스와프 개설에 준하는 수준의 포괄적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온다. 통화스와프란 양국이 미리 약속한 환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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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를 살펴보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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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합의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왕윤종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은 “통화스와프 주체는 양국 중앙은행”이라면서 “논의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통화스와프 이상으로 외환시장의 발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협력을 앞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현재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있는 국가는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5개국뿐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장바구니·외식 물가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4.8% 상승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반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 수준은 더 높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이달 18일 기준 국산 돼지고기 목심 100g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2661원으로 1년 전보다 18.5% 올랐다. 같은 양의 삼겹살은 2829원으로 19.2% 올랐고, 닭고기는 1㎏당 6048원으로 11.8% 상승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수입 육류는 인상 폭이 더 크다. 미국산 소고기(갈비) 가격은 100g당 4403원으로 77.8% 뛰었고, 호주산은 4385원으로 81.0% 올랐다. 수입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427원으로 9.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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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마트의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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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5월 19일 7980원이었던 미국산 오렌지 1봉(2.1㎏ 안팎)이 이달 19일에는 9980원으로 25.1%, 국산 생오징어는 1마리의 가격이 같은 기간 3880원에서 4580원으로 18% 각각 뛰었다. 일부 채소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깐마늘(300g)은 작년 이맘때보다 20.1%, 세척당근(1㎏)은 14.4% 각각 올랐다.

외식물가도 함께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4월 기준 냉면값(이하 서울 기준)은 1년 새 9.5% 오른 평균 1만192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다. 자장면 가격 역시 14.1% 오르며 6000원을 넘었고, 칼국수 가격은 10.8% 상승하며 8000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 필수 소비로 분류되는 식료품 등의 명목 지출이 1년 전보다 늘었지만 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지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낮을수록 식료품 등의 소비 비중이 높은 만큼 취약계층이 물가상승 국면에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월평균 38만8000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반면 물가를 고려한 실질 지출 금액은 같은 기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식료품·비주류 음료 실질지출이 –2.2%를 기록했는데 감소 폭을 더욱 키운 것이다. 즉 1년 전 3000원에 2개를 샀던 식품을 올해는 4000원을 주고 1개를 소비한 셈이다.

◆승용차 개소세 인하, 연말까지 연장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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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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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포함한 고물가 대응과 생활 안정을 위한 민생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5%에 근접하고 있는 물가 상승률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는 각종 세금감면, 비축물량 확대 등을 통해 물가안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를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승용차를 살 때는 개소세와 교육세(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말까지 1년6개월 동안 승용차 개소세를 5%에서 3.5%로 30% 인하했고,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에는 인하 폭을 70%로 확대해 1.5%의 개소세를 적용했다. 2020년 하반기에는 인하 폭을 30%로 되돌렸지만 이후에도 6개월 단위로 연장을 지속해 오는 6월 말까지 인하 조치를 계속하기로 한 상태다.

정부는 물가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승용차 출고가 상당 부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의 연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소세 30% 인하 조치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세수가 4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지만, 정부는 이미 이 같은 세수 감소분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세입에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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