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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기간 끝나자 극단 선택한 보험가입자…대법 "보험금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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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사망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면책기간(2년)이 끝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보험 가입자의 경우에도 계약을 무효로 볼 수 없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B생명보험사 등 보험사 3곳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뉴스핌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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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던 A씨는 사업이 잘 되지 않자 2015년 귀국한 뒤 별다른 소득활동을 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7년 3월7일 집을 나가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고 이틀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 사망사고에 대한 수사 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내사 종결했다.

A씨의 배우자와 자녀들은 A씨가 생전에 가입한 생명보험계약에 따라 B사 등을 상대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보험금 소송을 냈다.

이들은 "이 사건 보험계약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계약의 보장개시일 부터 2년 이상이 경과된 후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피보험자인 망인은 보험계약 책임개시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15년 3월9일 사망했으므로 피고들은 망인의 유족들인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5년 1월29~30일 B사 등과 사망사고를 보장하는 보장성 보험계약 총 7건을 체결했고 같은 해 3월 집을 나가기 전날까지도 생명보험계약에 추가로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단기간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며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1심은 "망인은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부정 취득하게 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보험계약이 무효이므로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망인은 최종 생명보험계약 체결일인 2015년 3월6일로부터 정확히 2년의 면책기간이 도과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음을 알 수 있다"며 "해당 약관 규정을 처음부터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해 보험계약이 무효로 되는 경우까지도 보험금 지급의무가 발생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보험사들이 A씨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은 "망인의 당시 재산상태에 비춰 보면 월 보험료가 과다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망인의 70여건에 이르는 여행자보험 가입내역에 비춰보면 보험을 통해 추후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비하려는 안전 추구 성향이 강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인이 단기간에 다수의 보장성 보험계약을 체결한 동기 또는 목적에 다소 의문이 있다"면서도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금 부정 취득의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이 사건 보험계약이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러한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은 "원심 판단에 민법 제103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보험사들의 상고를 기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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