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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잔치’ 끝났나…10대 증권사, 7곳은 인건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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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10대 증권사 대부분이 인건비를 지난해보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증권사들이 대규모 연말 성과급을 1분기 중 지급했음에도, 전체 인건비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증권사의 인건비 감소는 리테일 및 자산관리(WM) 부문의 인센티브 축소에 기인한다. 리테일 영업 직원들의 인센티브는 매 분기나 달마다 지급되는데, 지난해 말부터 증시 침체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자 해당 부문 실적이 대체로 악화되고 성과급도 줄고 있다. 증권사들의 현금흐름이 나빠지며 쌓아둘 수 있는 미지급 급여가 줄었다는 점도 전체 인건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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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삼성·KB·메리츠·하나·신한·키움·대신) 가운데 7개 증권사의 1분기 인건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이 기간 증권사들은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연말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S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4000%를, B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2000%를 성과급으로 줬다. 메리츠증권은 기본급 대비 2000%를 지급했다. 증시가 활황을 띠며 증권사들의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달성하자 ‘성과급 잔치’가 열린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연말 성과급이 올 1분기에 지급됐음에도 전체적인 인건비가 줄어든 이유는 WM 및 리테일 사업부 때문”이라며 “WM 부문은 성과급을 분기에 한 번씩 지급하는데, 작년 말부터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리테일 실적이 타격을 받으며 해당 부서 직원들의 인센티브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분기 인건비가 17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348억원)보다 26.5% 줄었다. 삼성증권의 1분기 인건비도 지난해와 비교해 25% 가까이 감소했다. 재직 중인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가 1275억원에서 892억원으로 급감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올 들어 인건비가 23% 줄었다.

실제로 대부분 증권사들의 WM 부문의 수익성은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다. 일례로 미래에셋증권 WM 부문의 올 1분기 영업수익은 38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854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5%나 줄었다.

미지급 급여가 줄어든 것도 전체 인건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회계상으로 미지급 급여는 인건비 항목에 포함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실적이 좋은 분기에는 갑자기 발생하는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미지급 급여를 더 쌓아놓을 수 있다”며 “작년 1분기에는 실적이 워낙 좋아 미지급 급여를 더 축적했고 그것이 회계에 반영됐다면, 올해 1분기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증권사들은 1분기 인건비가 작년과 비교해 오히려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인건비는 18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재직 중인 임직원에게 지급한 급여가 1315억원에서 1811억원으로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의 1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1113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우리는 리테일 비중이 전체의 10% 내외에 그쳐 증시 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었다”며 “그 외에도 1년 새 임직원 수가 증가한 것이 전체 인건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리테일 비중이 매우 높음에도 1분기 인건비가 오히려 증가했다. 리테일 부문 실적이 작년보다도 더 좋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분기 키움증권 리테일 총괄본부의 영업수익은 56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나 증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해외 파생상품 거래 증가와 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리테일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키움증권에 대해 “독보적인 리테일 플랫폼 덕에 WM 및 이자 손익 부문에서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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