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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광주 근대화의 현장… 선교사-독립운동가 가옥이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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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남도 여행]

광주 양림동

미국 선교사가 교회-병원 세워… ‘광주 예루살렘’으로 불리기도

最古서양식 주택, 전통가옥 보존… 정크아트 있는 펭귄마을도 볼거리

동아일보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 광주시 기념물 제15호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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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양림동은 광주의 근대 역사 현장이다. 20세기 초 대한제국기에 광주로 들어온 미국 선교사들이 양림동에 교회와 병원을 세워 ‘광주의 예루살렘’, ‘서양촌’이란 별명을 얻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건물과 유적들이 남아 광주의 근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10일 광주 남구 양림동 기독교병원 뒤쪽 골목길을 따라 200m 정도를 올라가자 호랑가시나무 언덕이 나왔다. 언덕에는 게스트하우스, 창작소, 미술전시관인 아트플리곤 등 벽돌 건물 3채가 아름드리나무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트플라곤 앞에는 광주시 기념물 17호인 호랑가시나무 한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아트플라곤 등 건물 뒤쪽에는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주택인 우일선 선교사(1880∼1963) 사택이 있다. 우일선 선교사는 광주기독병원(옛 제중원) 2대 원장을 역임했다.

미국인 선교사 오웬이 정착해 교회와 학교를 세운 이후 선교사들이 의료와 교육 활동에 매진했다. 근대화 유적이 많고 기독문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양림동이 ‘광주의 몽마르트르 언덕’, ‘선교마을’로 불리는 이유다.

수피아여학교를 설립한 배유지 선교사(1868∼1925)를 추모하기 위해 1921년 건립된 배유지기념예배당(국가등록문화재 제159호)과 피터슨 선교사, 허철선 선교사 사택도 자리하고 있다.

양림마을 가운데 기독간호대 옆에는 선교사 오웬, 어비슨 기념관과 ‘광주의 어머니’로 불리는 조아라 여사(1912∼2003) 기념관이 있다. 기독간호대학 주변에는 예쁜 카페, 식당이 즐비하다. 평일이지만 양림마을을 찾는 젊은 관광객들이 많았다. 전북 김제에서 온 김은지 씨(25·여)는 “골목길이 오밀조밀하고 예뻐 양림마을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양림산 옆 사직공원 자락에 자리한 최승효(옛 최상현) 가옥과 이장우(옛 정병호) 가옥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집이다. 최승효 가옥은 독립운동가인 최상현 선생이 1920년 지은 것으로, 조선후기 전통가옥이 개화기 한옥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최승효 가옥 지붕 밑 다락은 독립운동가들의 피신 장소였다. 1965년 광주MBC 사장인 최승효가 사들었고 현재 광주시 민족문화재 2호로 지정돼 있다.

광주시 민속문화재 제1호인 이장우 가옥은 1899년 정병호가 건축하고 전남 나주 동신대 설립자인 이장우가 사들인 조선말기 상류층 가옥이다. 이장우 가옥은 대문간, 곳간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로 배치돼 있다.

두 전통가옥 주변에 양림미술관과 화가 한희원 미술관, 정자인 양파정, 고광표 가옥도 구경할 만 하다. 이곳에는 광주 정공엄지려와 충견상 조각상이 관심을 끈다. 이 조각은 조선시대 승정원 동부승지를 지낸 정엄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정려(旌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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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마을 내에 위치한 펭귄마을은 2013년부터 마을주민들이 각종 재활용품을 소재로 만든 정크아트(쓰레기예술)단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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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와 정크아트 작품(폐기물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된 펭귄마을도 관광지로 인기다. 양림동 한 주민이 2013년 각종 쓰레기를 모아 전시한 것이 시초다. 중장년층이 어릴 때 쓰던 풍금이나 고무신, 작동을 멈춘 태엽시계 등이 예술작품으로 변신했다. 마을 이름을 펭귄이라고 붙인 데는 유쾌한 이유가 있다. 뒤뚱뒤뚱 걷는 어르신들이 많아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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