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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학 학생식당 밥값 줄인상에 밀키트 셀프조리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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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르면 2학기 밀키트 판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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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물가 인상의 파고가 대학가를 덮쳤다. 대학 학생식당들이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음식값을 잇따라 올리는 가운데 서울대는 내부적으로 ‘밀키트’를 판매하는 ‘셀프 조리식당’을 열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선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불편하고 번거로울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전 세계적 물가 인상과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대학 학생식당이 음식값을 잇달아 올리는 가운데, 서울대가 ‘밀키트’ 판매와 ‘셀프 조리’를 대안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식당 운영 방식을 바꿔 운영난과 원가 압박을 타개해 보려는 고육지책인데 ‘고객’인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 물가 압박에 ‘밀키트 셀프 조리’ 가닥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대에서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은 학생회관 지하식당과 공대 학생식당 2곳에서 밀키트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밀키트는 손질이 끝난 재료와 양념 등을 한 세트로 묶은 간편식으로 간단히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다.

해당 학생식당 2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2020년 4월부터 운영이 중단됐다. 생협은 올해 대면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학생식당 운영 재개 여부를 놓고 고심했다. 기존처럼 운영하려면 직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인건비는 물론 재료비까지 크게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

이에 생협은 조리 과정을 생략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밀키트 판매로 눈을 돌렸다. 밀키트를 구입한 학생들이 요리할 수 있는 ‘셀프 조리 공간’도 학생식당에 마련할 방침이다. 생협 관계자는 “이르면 2학기 중 밀키트 판매 식당으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학생회와 밀키트 적정 가격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가성비 좋을 것” vs “번거롭고 싸지 않을 것”

서울대는 지난달 1일 학생식당 기본 메뉴 가격을 기존 3000∼6000원에서 4000∼7000원으로 인상했는데,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가격 대비 품질이 낮다는 불만이 확산돼 논란이 됐다.

밀키트 판매가 ‘가성비 높은 학식’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서울대 대학원생 정모 씨(27)는 “밀키트가 학생식당보다 ‘가성비’가 좋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재학생 권모 씨(24)는 “밀키트를 조리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번거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생협이 학생회에 처음 제시한 밀키트 가격은 1인분 기준으로 밥과 메인 메뉴 등을 포함해 6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밀키트 도입 자체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가격이 문제”라며 “비싸면 학생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생 이모 씨(28)는 “시중 밀키트의 경우 비싼 건 1만 원이 넘는데 기대만큼 가격이 저렴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 대학식당 ‘줄인상’… 학생들은 “식비 부담”

서울대뿐 아니라 상당수 대학들이 올 들어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학생식당 가격을 올렸다. 점심 기본 메뉴를 기준으로 충남대는 올 1월 가격을 기존 4000원에서 4500원으로 500원(12.5%) 올렸다. 지난달 연세대는 5000원이던 가격을 5500원으로 10% 올렸고, 부산대는 4500원에서 5500원으로 22.2% 인상했다.

학생들의 부담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연세대 재학생 조모 씨(24)는 “학식만 먹어도 한 달 식비가 30만 원 가까이 나와 부담스럽다”고 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는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식당은 더 이상 복지로서의 기능을 못 하고 식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대학과 지방자치단체가 나설 것을 요청했다. 이 단체가 올 3∼4월 전국 대학생 104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2%는 ‘3000원 이상 4000원 미만’을 적절한 학생식당 음식 가격대로 꼽았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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