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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전선 격화되는 돈바스…러 의원 “곧 러시아 귀속 결정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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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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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장이 우크라이나의 반군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 TAS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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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남부 돈바스 지역이 조만간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 의회 지도부들이 밝혔다.

러시아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친러 반군과 러시아군이 장악한 도네츠크를 방문해 “향후 몇 개월 내 이곳에서 획기적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며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주민들이 크림 주민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PR과 LPR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 반군이 2014년부터 독립선언을 한 자칭 공화국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였다 주민투표를 거쳐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에서처럼 DPR과 LPR에서도 러시아 귀속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돈바스 지역 주민들은 향후 어떻게 살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클라샤스 러시아 상원 헌법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돈바스의 미래는 그곳에서 사는 주민들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계가 상당수를 차지했던 크림 주민들은 지난 2014년 초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자 그해 3월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주민투표에선 96% 이상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내에서 친서방·민주화 정책을 요구한 대규모 시위 유로마이단 혁명 이후 우크라이나 내에서 서부 우크라이나계 주민들과 동부 러시아계 주민들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할 때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을 무력으로 점령한 상태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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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기준. 22일 현재 전선은 큰 변화 없으나 친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통제 지역 내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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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에서는 전투가 격렬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전선을 넓히는 대신 기존 점령지를 완전히 장악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리시찬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로 향하는 무기와 보급 물자 운송로를 끊기 위해 화력을 집중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기갑부대의 진격을 막기 위해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240㎜ 방사포로 파괴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지난 18일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주 크레미나시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시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고 소셜미디어(SNS)에 에 전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같은날 크라마토르스크시에 대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8곳의 주거용 건물과 교육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루한스크주의 크레미나시를 비롯해 세베도네츠크·루비즈네·리시찬스크·포파스나·히르스케·졸로테를 등 돈바스 도시에 러시아군이 로켓과 다연장포, 박격포 등을 쏟아내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밝혔다.

서방이 지원한 무기 파괴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21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지토미르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밤 우크라이나 TV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적 협상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협상의 핵심은 영토 문제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이전인 2월23일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크림반도는 포기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돈바스를 비롯한 점령지에서 루블화와 러시아어 사용을 강제하는 등 병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고위 관계자들의 점령지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돈바스에서 크름반도에 이어 몰도바의 친러 분리독립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까지 병합해 ‘노보로시야 공화국’을 추진하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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