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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우크라 여성 강간 말라"…칸 레드카펫 난입해 '나체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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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현지시간) 칸영화제에서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여성을 상대로 한 러시아군의 성폭력을 비판하는 나체 시위를 펼쳤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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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위에서 한 여성이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나체 시위를 벌였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하고 있는 성범죄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22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20일 옷을 벗고 영화제 스타들이 오르는 레드 카펫에 난입했다. 그의 상체는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 위에는 검은색으로 ‘우리를 강간하지 말라’(STOP RAPING US)고 적었다.

속옷 하의와 그 주변에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페인트를 칠해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처한 끔찍한 현실을 연상케 했다.

영화제 보안 요원은 그를 재킷으로 감싸 끌어냈다. 칸은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프랑스 페미니스트 단체인 SCUM은 인스타그램에 “SCUM 소속 활동가가 칸영화제에 가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겪은 성 고문을 규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의 우크라이나 남성과 여성을 상대로 러시아군이 저지른 성범죄 사례를 수집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성폭행을 의도적인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시민사회를 위협해 우크라이나가 굴복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를 방문한 다음 날인 지난 5일 “여성들은 자신의 아이 앞에서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며 “이는 ‘ISIS’(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부차에서 찍힌 사진은 단순한 악당의 무작위적인 행동이 아니라 살해, 고문, 강간, 잔혹 행위를 저지른 조직적 행동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앞서 유엔은 우크라이나 여성과 아동에 대한 강간과 성폭력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독자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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