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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바이든 방한 결산] 尹과 동행한 '바이든의 46시간'…기술·군사동맹 심장부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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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반도체공장·오산 지하벙커 첫 방문…일본보다 한국 먼저 찾아

역대 미 대통령들의 첫 방한과 차별화…2박3일간 4개 공식 동반일정 소화

연합뉴스

반도체공장 시찰하며 대화하는 한미 정상
(평택=연합뉴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2022.5.20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je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일본으로 출국하며 2박 3일간의 방한을 마무리했다.

대통령 신분으로는 처음인 이번 방한은 일정의 성격이나 기간 등 여러 면에서 역대 미 대통령들의 첫 방한과 차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 반도체공장 '첫 일정'으로 경제안보 방점…DMZ 대신 KAOC

이번 방한에서 도드라진 것은 '경제안보' 행보였다.

첫 방문지가 '한국 반도체의 심장'으로 불리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이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후 5시22분께 경기도 평택시 오산 미군기지에 도착한 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직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공장을 시찰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 시제품에 함께 서명하는 모습은 '반도체 동맹'으로서의 한미 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미 현직 대통령이 한국 내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 오전에는 숙소인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에 나섰다.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에 50억 달러(약 6조3천억 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는 현대차의 이날 발표에 환영 인사를 전하며 협조를 약속했다.

이는 국제질서에서 갈수록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이자 글로벌 공급망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니는 분야에서 양국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에 투자 유치 성과를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 방한 일정에 비무장지대(DMZ) 방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역대 미 대통령들은 방한시 DMZ를 찾는 것으로 대북 메시지를 발신했던 것과는 구분된다. 부통령 시절 DMZ를 찾았던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낙점된 곳은 오산 소재 공군작전사령부 예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였다.

KAOC는 전시에 한미가 정찰·공격·방어작전을 지휘하는 사령탑으로, 미 대통령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도 KAOC 방문에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항공우주작전본부는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한미가 공동 대응하는 핵심적인 장소이자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곳"이라면서 한미 정상의 방문은 "강력한 안보동맹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용산시대' 첫 정상회담 외빈…日보다 앞선 방문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 이후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첫 외빈이었다. 공식방문 형식으로,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미 대통령 방한은 지난 2019년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번째 방한 이후 3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110분 안팎의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밖에 국립현충원 참배를 통해 '혈맹' 의미를 부각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윤 대통령 주재 공식 만찬에서 우의를 다졌다. 만찬 전 짧은 시간 동안 윤 대통령 부부와 함께 한국 문화재를 감상하기도 했다.

약 1년 4개월간 호흡을 맞췄던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10분간 통화하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날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면담, KAOC 방문, 미 대사관 관계자 격려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두 번째 순방국인 일본으로 이동했다.

총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문 시간은 약 46시간이었다.

근래 미 대통령 방한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긴 일정으로, 대학 강연 등 한국 대중과 직접 스킨십하는 기회는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46시간 동안 체류하는 동안 상당수 일정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소화하며 한미 정상간 밀착 행보를 보였다.

반도체 공장 시찰, 정상회담 및 공식만찬, KAOC 방문 등 사흘간 매일 네 개의 공식 동행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첫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았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1월 18일 첫 방한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외 오산 미군기지 방문 일정 정도만 소화했다.

일본→중국→한국 순으로 이어진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한국 체류시간은 20시간 남짓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11월 7일 1박 2일 일정으로 첫 방한했다.

1992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방한 이후 25년 만의 '국빈 방한' 형식이었다.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환영행사, 한미정상회담 및 국빈만찬, 국회연설, 국립현충원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DMZ 방문을 위해 헬기를 타고 출발했다가 짙은 안개 때문에 기수를 돌렸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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