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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연합훈련’ 부활… EDSCG 조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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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약속한 확장억제 공약은

‘핵·재래식·미사일 방어’ 구체 명기

北 선제핵공격 위협에 강력한 경고

韓·美, 핵·화생방훈련 등 확대 예고

韓·美 ‘방산 FTA’ RDP 논의 추진

체결 땐 국산 무기, 美 수출 ‘청신호’

세계일보

韓·美 정상 공동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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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핵’을 명기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국가이익 침탈 시 핵무력 결행’ 등 전술핵의 선제적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이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공고한 한·미 연합 대응태세를 과시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대북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는 미국이 핵 억제력을 동맹국에 제공하는 방위공약이다. 핵무기 외에도 재래식 전력과 미사일방어 등이 포함된다. 한·미는 매년 양국 국방부 장관이 주관하는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확장억제력를 거론했으나, 정상급에서 이를 명문화하기는 처음이다.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상의 핵억제력 명기와 관련해 “북한이 계속 도발의 길을 간다면 미국과 한국은 그 위협을 줄이는 데 협력할 것임을 보여주는 충분히 광범위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이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국은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님블 타이탄, 퍼시픽 드래건 등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훈련에 참여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확장억제수단 운용 방안을 논의하는 연습(TTX)도 이뤄졌다. 한·미는 지난해 12월 새 연합작전계획 수립을 합의한 바 있는데,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새 연합작전계획에 포함되면, 이를 활용한 연합지휘소훈련과 핵·화생방 방호훈련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문재인정부에서 중단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조기에 가동하기로 한 것까지 감안하면, 한반도 유사시 확장억제의 실행력은 한층 높아진다.

대규모 야외 기동 연합훈련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는 2019년 대규모 야외기동훈련을 포함한 기존의 연합훈련을 종료하고, 대신 조정된 규모의 연합지휘소훈련을 실시했다. 연대급 이상의 실기동훈련은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전면전 상황에서 한·미가 대규모 병력과 장비 동원 및 운용 방안을 발전시킬 기회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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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는 방위산업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국방상호조달협정에 대한 논의 개시를 포함해 국방 부문 공급망, 공동 개발·제조와 같은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체결하는 양해각서로, 체결국 상호 간 조달 제품 수출시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하는 내용이다. 국산 무기의 미국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위협에 대한 협력과 억제가 주로 다뤄진 채 한·미 정상회담이 마무리됨에 따라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추세, 주민생활 안정화 해결 등 내부 문제로 인한 제약 때문에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대형 도발의 가능성을 늘 열어놓음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박수찬·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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