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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U채권 사면 우크라 지킬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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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민주주의·시장경제·표현의 자유라는 공동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 협력은 필수적입니다."

차세대 EU(Next Generation EU) 프로그램의 자금 조달을 위한 채권 홍보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요하네스 한 EU 예산행정 집행위원이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EU 간 투자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8000억유로(약 1075조원) 규모의 차세대 EU 프로그램은 코로나19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이다. 그는 "채권의 상당 부분이 지속가능성을 위한 녹색채권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EU는 차세대 EU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국의 경기 부양과 장기 구조개혁 지원 및 5세대 이동통신, 광섬유, 디지털 교육 등에 전례 없는 수준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한 집행위원은 일본을 방문한 뒤 한국에 왔다.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EU에 우호적인 국가이자 파트너"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에도 EU와 같은 입장을 보인 곳"이라고 말했다. 한 집행위원은 "자유민주주의 방어를 위해 강한 유대관계를 가져야 한다"며 "유럽의 코로나19 충격 회복을 위해 투자하는 데 가장 기여할 나라가 한국과 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EU의 차세대 프로그램에 대해 한국은행과 많은 금융기관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그들은 이미 채권에 투자했고, 앞으로도 더 투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집행위원은 아울러 "안전자산과 같은 유로화 표시 채권은 금융기관에 매력적일 것"이라며 "4억5000만 소비자가 있는 EU라는 단일시장에 투자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와 더불어 세계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세대 EU 프로그램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악화 위험과 관련해 한 집행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그는 "EU 회원국마다 위기 대응력이 다르다"며 "경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차세대 EU 프로그램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럽의 현재 최대 관심은 우크라이나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해외로 탈출한 피란민이 600만명을 넘어섰다. 한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는 EU의 우호국가이자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도 유럽의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금융 지원을 지지하는 것은 우리에게 도덕적 의무"라고 말했다. 한 집행위원은 또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EU의 전환점"이라면서 "EU 예산은 러시아의 침공이 야기하는 도전을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최근 EU는 올해 말까지 우크라이나에 90억유로(약 12조원)의 추가 융자금 제공을 제안했다. 그는 "EU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 집행위원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한국의 노력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서울 택시 문에 붙어 있던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포스터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대러 제재 이후 유럽 각국은 에너지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그 대책으로 한 집행위원은 "천연가스 수급을 다변화할 것"이라며 "미국과 EU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유럽 의존도를 줄이고, 동시에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력 관계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효율에 대한 투자 속도를 높이고, 수소와 바이오가스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덕식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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