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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가장 빠른 정상회담, 가장 밀착한 韓美 '동맹의 진화'…중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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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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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미정상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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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국 대통령 취임 후 역대 최단기간인 단 열흘 만에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기존 군사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선포한 이번 정상회담은 군사 안보와 경제 안보 분야 양쪽에서 성과를 남겼다.

확산 억제(미국 핵우산 제공) 구체화를 비롯해 미국 전략자산 적기 배치 등을 전면에 내세웠고 첨단 산업에서 공급망 동맹과 기술 동맹을 공식 천명했다. 자원 무기화와 블록화 등 새로운 국제 질서 변동을 맞아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끼리 강고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당장 이번 주 출범을 앞둔 미국 주도의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중국의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숙제도 떠안았다.


'행동하는 동맹'…핵우산 구체화·전략자산 적기 배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1일 정상회담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핵심 성과는 첫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비전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며 "보편적 가치, 인권을 포한 세계 안보, 번영, 평화라는 한미 동맹을 구현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는 행동하는 한미 동맹이다. 말로만이 아니라 실천하는 한미동맹이다"며 "대북 확장 억제를 얘기하고 협의체를 재가동한다"고 말했다. 2018년 이후 중단됐던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확장억제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실질적 협의한다"며 "필요하다면 미 전략자산을 적기에 배치한다. 한반도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도 취한다"고 했다. 핵우산 제공뿐만 아니라 각종 전투기와 미사일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라 적극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전략자산 배치의 구체적 내용에는 "EDSCG를 재가동해서 논의해보면 어떤 조치가 더 필요할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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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대화' 신설…SMR 협력에 외환시장 협의까지 최초 명시

또 김 실장은 "셋째는 경제 안보 기술 동맹의 구축"이라며 "공급망, 외환시장 안정화 그리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 협력도 대폭 강화하기 위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 '경제 안보 대화'가 신설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공동 성명에는 처음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질서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양 정상은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이다. 왕윤종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전반적으로 통화스와프 이상으로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양국 간 외환시장 동향 점검 등을 위한 협의를 정례화하고 필요하면 수시 협의를 통해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국장급 정례협의(매년 2차례)와 G20(주요20개국) 등 장·차관급 면담을 계기로 외환시장 관련 대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넷째로 인태(인도 태평양)지역과 국제 현안에 있어서 국제분야에서 우리 역할을 확대한다"며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참여를 공식화했고 다음주 월요일(23일) 오후 도쿄에서 IPEF 출범식이 있는데 윤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한다"고 말했다.

기술동맹을 바탕으로 한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은 반도체다. 21일 지나 레이먼드 미국 상무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기업인 간담회 같은 라운드 테이블을 정례화해 공급망 협력 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첨단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왕 비서관은 "우리가 파운드리(위탁생산)를 삼성이 (미국) 테일러시에 짓는데 미국이 강점을 갖는 장비업체 램리서치와 듀퐁 등이 대한민국에 관심 갖고 투자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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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Korean Air And Space Operations Center)를 방문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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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변수 '숙제'…"양국 성명에 중국 공급망 배제 단 한줄도 없다"

변수는 중국의 반발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새로 출범하는 미국 주도의 IPEF 참여가 중국 주도의 기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배치되는 게 아니라고도 역설한다.

왕 비서관은 "양국 정상 성명에 중국 공급망 배제는 단 한 줄도 없다"며 "논의 자체도 IPEF 등 다자적 프레임워크나 양자적 측면에서도 특정국가를 배제하기보다 상호보완적 안정에 초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단 한번의 언급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도 자제했다. 한미 공동성명에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안정 등이 언급되기는 했지만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채택한 수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도 마찬가지다. 김 실장은 경북 성주 사드 기지 정상화나 추가 배치 논의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없었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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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경기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작별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나는 순간 두 정상이 서로를 향해 '엄지 척'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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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F 가입의 효과도 자세히 설명했다. 김 실장은 "RCEP도 그렇고 IPEF,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도 그렇고 역내 경제협력을 보다 확대하고 도모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느냐"며 "RCEP회원국이라고 CPTPP에 못 들어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RCEP에 들어가 있으면 중국이 화내지 않고 IPEF에 들어가면 중국이 화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로섬(한쪽의 이익이 한쪽의 손실이 되는 방식)적 구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IPEF는 현재 최종단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고 협의체 성격의 진화해 나가는 구성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창의력을 발휘해서 유리하게 해나갈지 그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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