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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윤 대통령, 성 불평등 질문에 7초 침묵…곤혹 내비쳐” WP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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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소속 기자 질문에 대한 보도

여가부 폐지 공약엔 “‘반 페미’에 구애” 지적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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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성평등 향상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은 뒤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21일(현지시각) ‘한국의 대통령, 성 불평등에 대한 압박 질문에 곤혹스러운 모습 보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발전을 돕고 성평등을 향상하기 위해 행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한동안 꼼짝하지 않고 서 있다가 통역을 받는 이어폰을 벗더니 대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신문사 소속 기자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던 점과 한국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회라는 점, 내각인선에서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은 점을 열거한 뒤 “여성의 대표성 향상과 성평등 증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7초 동안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다가 “지금 공직사회에서 예를 들면 내각의 장관이라면, 그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를 못했다. 아마 우리가 그 직역에서 여성의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 내각에 현재까지 임명된 국무총리 및 장관 17명과 대통령실 수석 5명 중에 여성은 3명뿐이다. 차관급 인사 41명 가운데서도 여성은 2명뿐이다.

한겨레

<워싱턴포스트>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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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는 “윤석열 정부의 내각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윤 대통령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한 통역사가 기자회견이 끝났다고 서둘러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도 언급하며 “이 공약은 성평등 운동에 반대하는 일부 ‘반 페미니스트’ 청년들에게 구애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젊은 여성들은 보수 성향의 윤 대통령(당시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한 진보 성향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워싱턴포스트>와 서면 인터뷰한 내용도 소환됐다. 이 신문은 “우리가 지난 4월 윤 대통령(당시 당선자)에게 성평등 증진에 관해 물었을 때, 그는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다소 뒤처졌다’고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나는 정치·사회적 행위와 젠더 이슈, 여성의 기회 보장 부분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라야 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고도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해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한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 답변은) 앞으로도 여성들이 공정한 기회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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