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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천덕꾸러기' 된 백로…대전환경단체, KAIST·대전시에 공존법 논의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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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카이스트 내 백로 서식지인 구수고개에 나무 몇 그루가 베어진 채 밑동만 남아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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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서 천덕꾸러기가 된 백로와의 공존을 위한 논의가 시동을 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현재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서식 중인 백로와 학생들의 민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카이스트와 대전시에 제안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본원 기숙사 인근 나무숲에는 백로과 5종 1000쌍이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백로가 서식하던 나무가 베어진 것이 확인됐다.

단체는 2019년부터 카이스트 내 서식 백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구수고개 나무 5~6그루를 벴다”며 “나뭇잎이 인근 기숙사 에어컨 실외기로 들어가 작동이 잘 되지 않아 일부만 벌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에선 2000년부터 백로가 집단 번식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 들어 나무가 많은 대학 인근과 공원 등에서 주민 눈에 띄기 시작했다. 2013년엔 충남대학교 궁동 근린공원, 2014년엔 남선공원에서 백로가 집단번식했고 이로 인한 냄새와 소음, 배설, 털 등으로 인근 주민과의 갈등이 심해졌다. 그 때마다 시는 벌목으로 백로를 쫓아냈다.

2016년 지역사회에선 카이스트 내 구수고개를 백로 서식지로 정리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기숙사 학생들이 소음과 악취 등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를 줄이면서 백로 서식처를 보존하기 위해 대전시와 카이스트, 시민,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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