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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방한 중 '무역장벽' 말한 바이든…日에 수출규제 폐지 유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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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2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향한 미국의 의지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역 장벽'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한국을 백색 국가 명단(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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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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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통신은 22일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부통령 시절 한일 관계 중재를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국의 연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회담의 숨은 주제는 한일 관계 개선이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3국 연대를) 도쿄에서도 논의한다"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23일 만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에게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재촉할 생각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무역 장벽에 대처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고, 움직일 여지가 있다"고 말한 것은 일본이 지난 2019년 한국을 대상으로 단행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방문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위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요미우리는 그러나 과거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다"고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한미 동맹과 협력해 3개국 체제를 반석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방문과 정상회담을 "미국을 축으로 하는 3개국 안전보장 협력을 재구축하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미국, 국력 강화한 한국에 더 큰 역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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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도쿄에서 발행된 주요 일간지 1면에 전날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소식이 실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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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또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중 전략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 신문은 "윤 대통령이 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 경제 안보에서 미국과 연계를 심화하기로 약속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방침에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주요 목적은 중국과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반도체 등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었고, 윤 대통령이 가장 중시한 것은 미국에 의한 안전보장상의 '확대 억지'(확장 억제) 제공을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이런 양국의 의도가 교차하면서 동맹 관계 강화가 연출됐다고 전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안전보장이 주안(主眼·주요 목표)이었던 한미 동맹을 재정의해 폭넓은 협력을 내세웠다"며 이번 회담의 결과는 '한미 동맹의 확장'이라고 해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것은 "동맹 중시를 호소하고 당선된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동시에 국력을 강화한 한국에 더 큰 역할을 요구한다는 메시지"라면서 "한국의 존재감이 큰 것은 전략 물자인 반도체 생산 거점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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