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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뭐가 다르길래…법원 "용산 집무실 앞 시위 가능" [이번주 이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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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1일 용산 집무실 인근 집회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맞은 편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전시작전권통제권 환수와 사드 철수 등을 요구했다. 경찰은 앞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의거해 대통령 집무실 앞 100m 인근에서는 집회를 열 수 없다며 이들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보했지만, 법원이 전날 "용산 집무실은 법상 시위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가 아니다"라며 시민단체 손을 들어주면서 집회가 열렸다. 이번 법원 판단은 본안사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일시적인 효과를 갖는 가처분 성격이지만, 법원이 본안에서도 같은 결론을 유지한다면 집회가 금지됐던 청와대와 달리 용산 집무실은 상시적으로 집회가 가능한 공간이 될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20일 참여연대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 21일 열겠다고 한 집회를 허용했다. 앞서 경찰이 집시법상 100m 이내 집회·시위가 금지되는 대통령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집회를 금지하자, 참여연대 등은 경찰을 상대로 법원에 금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과 금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내용의 본안소송을 냈다.

앞서 법원은 같은 취지의 또 다른 집행정지 소송에서도 시민단체 손을 들어줬다.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용산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한 바 있다.

용산 집무실 인근 집회를 둘러싼 집행정지 사건 쟁점은 대통령 집무실을 집시법상 시위가 금지된 '관저'로 볼 수 있는 지였다.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법에서 규정한 대통령 관저에 용산 집무실도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고 집회를 열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이 생활하는 공간인 관저와 업무를 보는 집무실은 구분되기 때문에 집무실 앞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며 맞섰다.

법원은 "관저의 사전적 정의는 정부에서 장관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들이 살도록 마련한 집이라는 뜻으로, 집시법 입법취지와 목적,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같은 공간에 있던 입법연혁 등을 고려해 봐도 집무실이 관저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통상적 의미를 벗어난다"고 판시했다.

이어 "과거 청와대 인근에서는 집회와 시위가 금지됐지만, 이는 청와대 안 관저 인근 집회를 집시법에 따라 제한한 데 따른 부수적인 효과였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구 대통령경호법 시행령 제4조에서도 '경호구역 중 대통령 집무실·대통령 관저 등은 내곽구역과 외곽구역으로 나누며'라고 규정하는 등 집무실과 관저를 구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의 구분에 따른 분쟁이 드물었다. 청와대 안에 집무실과 관저가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2007년과 2017년에 관련 판결이 나오기는 했지만 통일된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다.

과거와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집무실과 관저가 각각 용산과 한남동으로 흩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 관저 범위가 집무실을 포함하는 지 여부를 두고 경찰과 집회 시위 단체가 새롭게 이견을 보이면서 유사한 소송이 여러 건 제기됐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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