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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촬영마다 파김치 된 감독 이정재 보며 생각했다 ‘웰컴 투 더 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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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왼쪽)과 이정재 감독은 영화 <헌트>에 나란히 주연으로 출연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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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게 감독인 줄 알았는데, 포기하는 게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포기를 하면서 촬영을 한 뒤 숙소로 오면 파김치가 돼서 ‘죽겠다’ 이러는 거예요. 그때 생각했죠. ‘웰컴 투 더 헬’이라고. 저는 먼저 경험했으니까, 고소했어요.”

배우 정우성이 영화 <헌트>를 찍으며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절친 이정재를 옆에서 바라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정우성은 앞서 단편 <4랑> <꿈의 시작> <킬러 앞의 노인> 등을 연출한 ‘선배 감독’이다. 개봉을 앞둔 첫 장편 연출작 <보호자>도 이 감독의 <헌트>보다 먼저 촬영을 마쳤다.

이정재는 연출 데뷔작인 <헌트>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영예를 안았다. 제75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정식으로 초청받아 영화를 칸영화제에서 최초 공개한 것이다. <헌트>의 주인공 김정도 역으로 출연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14년 만에 칸을 찾은 정우성을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테라스 드 페스티벌’에서 만났다.

영화 <태양은 없다>(1999)에 홍기(이정재)와 도철(정우성)으로 출연한 이후 이정재와 정우성은 23년째 진한 우정을 자랑한다. 단순히 서로를 좋아하는 친구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됐다. 정우성은 “이정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도전 의식을 가진 게 비슷한 점이다. 그가 선택했던 작품들에서 어떤 연기를 하는지를 볼 때마다 자극도 받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 역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칭찬을 많이 해준다”며 “좋아하는 술 취향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조조영화로 본 뒤 오전부터 엉엉 울면서 낮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렇게 작은 사적인 시간을 공유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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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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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은 여러 차례 <헌트> 출연을 고사했다. 그들의 사이가 끈끈하기로 유명한만큼 ‘정우성과 이정재가 함께 출연한다’는 사실만 부각되고 영화의 의미가 퇴색될까 걱정했다. 그는 “할 마음이 없어서 거절한 건 아니다. 조심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우리가 오랜만에 (작품에서) 만난다는 사실 때문에 작품성을 해치거나 관객이 영화 안으로 들어오는 데 장애가 될까 봐 우려했다”며 “우리끼리 연출하네, 주인공이네, 하며 즐기기만 하면 안 되지 않나. 작품의 완성도를 올린 다음 결과를 내고, 관객에게 호평받은 뒤에 둘이 함께하는 의미까지 부각이 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격의없는 사이지만 정우성은 배우로서 ‘감독 이정재’에게 선을 지켰다고 한다. 정우성은 “<헌트>에 이정재의 관점과 시선, 주제 의식을 100%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훼손이 되면 안 됐다. 영상으로 나오기도 전에 ‘저 상황에서 왜 저걸 못 보지’하며 참견하기 시작하면 그게 오염된다. 옆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며 오랜 시간 고생해 온 이정재의 <헌트> 첫 상영이 19일(현지시간) 자정 뤼미에르극장에서 이뤄진 뒤,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이어진 가운데 정우성은 이정재를 꼭 끌어안았다. 정우성은 “(배우가 연출에 뛰어드는 건) 어떻게 보면 준비된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위험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 도전의 결과가 칸에서 상영됐고, 관객들이 괜찮게 보신 것 같아 뿌듯함이 있었다. 오랜 기간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보낸 이 감독을 안아주고 싶었다”고 했다.

<헌트>는 국내에서 오는 8월 개봉할 예정이다. 정우성의 장편 데뷔작 <보호자> 역시 올해 개봉을 목표로 한다.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영화인으로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정우성은 “어떤 제작자, 어떤 감독이 되겠다고 비전을 하나로 두고 꿈꾼 적은 없다.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투자를 두려움 없이 해 왔다. 경험이 쌓여가니 또 다른 작품을 찾아 도전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칸|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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