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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시대,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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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5000, 선진국 내 지도국 역할 인정받는 것”…연내 3000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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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2020년 11월 19일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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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서 코스피지수는 얼마까지 오를까. 정부 출범 1년차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오름세), 미국의 긴축, 경기침체 우려 등 여러 악재 탓에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윤석열 정부 출범일엔 주가가 2600선 밑으로 추락했다. 근 1년 반만의 일이다. 여전히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이 지배적이지만, 하반기엔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상저하고’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반기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줄면서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증시도 상승 곡선을 탈 것이란 낙관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00만 개인투자자를 살리는 주식시장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윤석열 시대, 코스피 3000 고지 재탈환과 5000 시대 진입을 위한 교두보 마련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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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2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축사에서 “기업실적에 비해 뒤떨어진 정치·경제시스템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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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새 정부 취임일 징크스

‘새 정부 출범 효과’는 없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 10일 코스피는 2600선이 붕괴됐다. 당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4.25포인트(0.55%) 내린 2596.56에 장을 마쳤다. 2600 아래 마감은 2020년 11월 30일(2591.34)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미 연준의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과 중국의 봉쇄 조치 강화 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 피크아웃(정점 통과) 이슈가 부각되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위축되고, 이 영향으로 한국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하는 양상이 반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임식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징크스도 반복됐다. 대통령 직선제를 시행한 13대부터 19대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당일 코스피 종가를 보면, 13대 노태우 3.30%, 14대 김영삼 2.56%, 15대 김대중 4.53%, 16대 노무현 3.90%, 18대 박근혜 0.46%, 18대 문재인 0.99% 등 모두 하락했다. 유일하게 17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당일에만 1.34% 올랐다.

역대 정부의 임기별 실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2003∼2008) 때가 가장 좋았다. 취임일 592.25에서 퇴임일 1686.45로 5년간 무려 184.75% 올랐다. 당시는 지금처럼 저금리 영향으로 유동성이 풍부했다. 2007년에는 사상 처음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기간(1998∼2003) 코스피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19.35%나 올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2008∼2013)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 정책 등으로 코스피가 18.12% 상승했다. 이른바 ‘동학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활약한 문재인 대통령 재임 (2017∼2022년 5월) 동안 코스피는 15.00% 올랐다. 지난해 7월 6일에는 코스피지수가 3305.21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반대로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유일하게 재임 기간(1993∼1998) 코스피가 하락(17.5%)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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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1400만명 육박, 뭐가 달라졌나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식시장에도 큰 변화가 감지된다. 우선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개인투자자 수와 투자액 등 규모가 크게 늘었다. 상장 법인 주식을 소유한 개인투자자들의 수는 2018년 말 561만명에서 지난해 말 1384만명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주주만 561만명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초부터 지난 5월 6일까지 개인투자자의 국내 및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226조원이다. 이중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은 약 165조억원, 예탁원을 통해 해외주식을 순매수 결제한 금액은 522억3000만달러(약 61조원)다. 글로벌 악재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5월 1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결산실적 분석’ 결과를 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08곳의 1분기 매출액(이하 연결 기준)이 660조91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18% 늘었다. 영업이익(50조5105억원)은 1년 전보다 14.43% 증가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전략팀장 이사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그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유례없는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특히 과거에는 위기가 벌어졌을 때 통화당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재정당국의 주도하에 민간에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등의) 방식으로 유동성을 키웠고, 이러한 자산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며 호황을 보였다”고 말했다. 서상영 본부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디지털 산업으로의 변화 속도가 더욱 가팔랐다”며 “그러다 보니 관련 산업군이 빠르게 성장했고, 이를 토대로 많은 투자자가 더욱 많은 정보를 쉽게 수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계층의 주식 투자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열풍도 있었다. 유승민 이사는 “부동산으로 쏠렸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중년층 이상의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점이 이전 경제위기와 다르다”며 “투자여력이 크지 않은 젊은층의 경우 가상자산 등 단기에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가 성행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2년 유예하고 단계적으로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를 검토 중이다. 우선 양도세 과세대상의 경우 개별종목 주식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초고액 주식보유자로 좁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과세 대상 범위를 대폭 줄여 대주주 외 개인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낮춰 투자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증권거래세는 적정수준에서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공매도 관련 규제도 강화키로 했다.

■엇갈리는 신중론과 기대감

하반기 증시 전망은 신중론과 기대감이 엇갈린다. 하방 압력을 우려하는 측에서는 하반기에도 미 연준의 ‘빅스텝’과 중국의 봉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이 세계 경기 둔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고물가로 인한 수요 둔화와 더불어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8.3% 급등한 것에 비춰 미국의 긴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본다. 하반기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2400~2850으로 제시한 IBK투자증권은 “1980년대 이후 연준의 긴축 사례는 모두 7차례 있었는데, 금리 인상 과정에서 (국채 시장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경기가 고점 이후 축소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현재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해 긴축 종료 후 경기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이사는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반기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초저인플레 시대가 끝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 등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고물가 등 불확실성이 줄어들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를 2460∼3000으로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은 “세계 공급 부족과 물가 상승, 연준 주도의 통화 긴축,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이 진정되거나 개선된다면 하반기 코스피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하반기 코스피가 2500∼3000선에서 유지되면서 ‘상저하고’의 등락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3분기의 시련은 자포자기가 아니라 4분기 이후를 겨냥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김용구 연구원)고 내다봤다. 서상영 본부장은 “하반기 말로 갈수록 경기 둔화, 더 나아가 2023년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조정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도 하락은 제한된 가운데 장기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과 중국발 경기 회복 영향으로 코스피 상단이 높아질 수 있어 중국 정부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지정학적 리스크 변수도 있다. 유승민 이사는 “주식시장은 예측 불가능성을 가장 싫어한다. 남북과 북미 사이에 대화 없이 군사적 대결만 심화된다면 결국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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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00포인트(0.36%) 오른 3305.21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안정적인 상승세 유지가 중요”

‘친기업·친시장’ 정책 기조의 윤석열 정부에서 연내 코스피 3000 고지를 재탈환하게 될지, 또 임기 내 과연 코스피 5000 시대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코스피 5000은 2007년 12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선거 공약으로 내건 이슈 중 하나다. 그는 당시 대선을 며칠 앞두고 “나는 실물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다. 경제가 제대로만 된다면 내년에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할 수 있고 임기 5년 안에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내건 공약이었다. 퇴임 때 코스피지수는 2000을 겨우 넘긴 2018에 그쳤다.

코스피 5000은 지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입을 통해 다시 점화됐다. 이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우리 시장이 세계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데 디스카운트(저평가) 정도가 너무 심하다.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20∼30명 수준의 금융감독원 감시인력을 500명 정도로 늘려 주가 조작 등 시장 질서 교란 행위 감독을 강화하고, 한반도 특수 사정 때문에 평가절하되고 있는 우리의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받게 되면 코스피 5000 진입도 문제없다는 의미다.

코스피 5000은 한국이 선진국 시장으로 레벨이 한단계 더 올라간다는 의미다. 유승민 이사는 “과거 주가 1000 시대 진입은 한국이 저개발국에서 개도국으로의 진입을, 2000은 한국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노크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3000은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했음을 확인한 결과이며, 향후 5000에 진입한다면 선진국 중에서도 지도국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는 것과 같다”고 했다.

내수시장의 확대와 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의 등장,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등을 코스피 5000 진입을 위한 조건들로 꼽는다. MSCI는 세계적인 펀드와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준으로 삼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한국이 선진국 지수로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입이 늘면서 급격한 자본 유출입 우려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서상영 본부장은 “투자자 수익과 기업의 경영 활동을 직간접 지원하는 장기투자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을 확대하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고 이는 코스피 저평가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장기투자 자금이 많이 유입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에도 보다 많은 유동성이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5000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주식시장의 안정적인 상승세 유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MSCI) 선진국지수 없이도 1000, 2000, 3000포인트를 거쳐왔다”며 “한국 주식시장이 이미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개방돼 있는데다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등은 한국을 이미 선진국지수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적은 지분으로 기업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소수의 지배주주와 다수의 소액주주 간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완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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