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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암호화폐 고래들, 내부정보 이용 정황"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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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암호화폐 고래들 일부가 거래소 내부 정보를 이용해 코인 상장전 매수로 대규모 차익을 거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월 17일 홍콩 거리에 암호화폐 비트코인 광고판이 들어서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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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 익명의 큰 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막대한 차익을 거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기업소프트웨어 업체 아거스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일부 익명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언제 암호화폐가 상장되는지에 관한 정보를 꿰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은 상장전 싼 값에 해당 암호화폐를 집중 매수했다가 상장된 뒤 가격이 뛰면 곧바로 이를 모두 매각해 차익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에도 이같은 수상한 거래가 포착됐다.

당시 한 암호화폐 전자지갑 소유주가 엿새 동안 암호화폐 그노시스(Gnosis)를 집중 매수해 36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그노시스는 시장 예측과 관련한 블록체인 토큰이다.

7일째 되는 날 거래량 규모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블로그를 통해 그노시스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암호화폐는 일단 상장되면 유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가격이 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노시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당시에는 암호화폐 인기가 치솟던 때라 가격이 폭등했다.

약 300달러 수준이던 그노시스는 바이낸스 상장 소식이 알려진 뒤 곧바로 폭등하기 시작해 발표 1시간도 안 돼 410달러로 뛰었다.

바이낸스 발표 당일 그노시스 거래물량은 이전 7일 평균치의 7배가 넘었다.

그노시스를 사들였던 익명의 전자지갑 소유주는 바이낸스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약 4시간에 걸쳐 전체 보유물량 전부를 털어냈다. 50만달러 조금 넘는 규모였다.

아거스에 따르면 이 전자지갑 보유자는 이 7일간의 거래로 14만달러 차익을 봤다. 수익률이 약 40%를 기록했다.

분석에 따르면 같은 전자지갑에서 최소 3종의 토큰을 상장 직전에 대거 사들였다가 상장 직후 모두 내다파는 방식의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거스가 찾아낸 수상한 거래 46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아거스에 따르면 전자지갑 46개에서 이같은 수상한 거래가 포착됐다. 이들은 상장 직전 코인을 대거 사들였다가 코인이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FTX 등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면 곧바로 코인들을 매도해 차익을 회수했다.

익명성이 확보된 암호화폐 전자지갑의 특성으로 인해 이 지갑 소유주들은 확인할 수 없었다.

이들이 거둔 차익은 170만달러가 넘었지만 실제 차익은 이를 크게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바이낸스와 FTX는 그러나 내부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에도 불구하고 아거스 분석에서 드러난 사례들이 규정을 위반한 거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FTX 모두 자사 직원들은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고, 특히 바이낸스 측은 이들 전자지갑과 자사 직원들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장사인 코인베이스는 입장이 달랐다.

내부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코인베이스 내부의 누군가가 고의로, 또는 부지불식간에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은 늘 있다면서 이같은 부당한 거래에 연관된 직원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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