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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싫어하는 것만 골라 말한 한미 정상…한반도 군사적 긴장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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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한미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및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한미 연합 훈련의 확대 등에 합의하면서 향후 한반도 안팎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양국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 한미 양국 고위급 간 협의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후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 집권 당시 북한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협의체 운영이 중단됐다.

이 협의체에서는 미국이 핵 공격 및 핵 위협에 노출된 동맹국에 대해 핵무기를 탑재한 여러 자산을 적시에 투입·지원하는 것을 논의한다. 이를 통해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미사일 방어체계(MD) 전력 등을 신속하게 전개하면서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투기, 미사일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에 관해서도 논의했고 앞으로도 양국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에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 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국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확대 실시에 합의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을 고려하여 양 정상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한 양국 연합 훈련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하지 않느냐에 대한 논의도 (회담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양국 대통령은 군사적 대응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양국 대통령은) 북한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이 여전히 열려있음을 강조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할 것"이라며 취임식 당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과 대화를 위한 고리로 양국 대통령은 북한의 코로나 19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코로나 19 백신 지원에 전제조건이 있냐는 질문에 "백신은 준비됐다. (김정은을) 만날 준비도 됐다. 하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코로나 위기에 대해서는 정치·군사적 사안과는 별도로 인도주의와 인권의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용의가 있다"며 북한의 응답을 촉구했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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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측 대통령의 바람대로 북한이 코로나 19 백신 지원에 나올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코로나 19 방역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는 제의가 담긴 통지문을 북측에 발송하려 했으나 북한은 21일 현재까지 통지문 접수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양국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방역 지원이 정치적 상황과 연계돼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북한이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북한과 방역 협력을 언급하며 "북한이 이러한 제안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밝혀 코로나 19에 대한 지원이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고리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북한에 대한 백신 제공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에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그런데 김정은과 만나겠느냐 하는 부분은 북한에서 진정성 있게 나오느냐의 문제"라고 말해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상황을 연계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였다.

물론 국제정치에서 정치적인 요인을 뺀 인도적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제의에 대해 쉽게 응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양국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과 정치 상황을 연계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안그래도 방역 지원 저변에 깔려있는 의도를 의심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의 제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힐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이 원하는 것이 미국과 남한 등으로부터의 경제 지원보다는 안보 영역에서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임이 최근 수 차례 입장 발표에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여전히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어, 북한이 남한과 미국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특히 한미 양국 대통령이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확대와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공언하면서, 북한은 추가적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으로 대응하며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북한과 한미의 이같은 군사적 움직임을 제어할 만한 마땅한 기제가 없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을 언급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해 언론 성명도 채택하지 못하며 사실상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 대통령은 한미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의 협력도 강조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과 오는 24일로 예정된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출범을 계기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더욱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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