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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당장 미국으로 떠나라” 대진연, 바이든 동선마다 기습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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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위기 고조시키는 바이든 방한 반대한다”

21일 오후 12시 55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정문 맞은편. 현충탑에 헌화·분향하러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호 차량을 보며,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이런 구호를 외쳤다. 대진연 회원 10여명은 “바이든은 지금 당장 미국으로 가라” “한미일 군사동맹 강요하는 바이든 방한 규탄한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손피켓도 들고 있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일정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떠날 때까지 15분 넘게 구호를 외쳤다. 비슷한 시간 현충원 정문 옆 인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려고 재향군인회 등 800여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경호 차량을 보며 환호하는 한편, 대진연을 향해 “북한으로 가라” “이 좋은 날 왜 저러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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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고 있다/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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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는 경찰 50여명이 대진연 회원들을 둘러싸고 검은색 대형 그물망을 펼친 채로 진행됐다. 이들이 차도 쪽으로 나가거나, 이물질 등을 투척하는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이들은 당초 기자회견의 형식을 빌려 하나 둘 모였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도착 시간에 가까워지자 현충원을 바라보며 구호를 제창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방송을 한다고 해서 모이게 뒀는데, 나중에 피켓팅 등을 시작해서 1차 해산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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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정문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규탄하고 있다 /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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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진연은 바이든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기습 시위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숙소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현충원으로 향하는 동작대교 위에서 1인 시위를 했다. 한미정상회담이 진행 중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는 20여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저녁에는 한미 정상 만찬이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 앞에서 손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런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하기도 했다.

다만, 전날처럼 대진연과 경찰 등과의 충돌은 없었다. 전날 오후 8시 40분쯤 하얏트호텔에서는 대진연 회원 20여명이 기자회견을 빙자해 기습적으로 집회를 열겠다고 나서며 경찰과 충돌이 빚어졌다. 이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이 바닥에 드러누웠고, 1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구급차에 이송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강제 해산조치를 할 경우 경호에 위험이 된다는 판단에 자진해산을 요청했다”며 “채증 등을 다 해놓은 상태로, 불법 집회에 대해 사후 사법처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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