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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테라' 사태에 널뛴 가상자산 시장…거래소 책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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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금 제한·상폐 정책 갈려…'죽음의 단타' 발생에 정부·국회 '촉각'

(지디넷코리아=김윤희 기자)스테이블코인 '테라(UST)'와 관련 코인 '루나(LUNA)' 가치가 단 며칠 만에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최근 발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별 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었는데, 일각에서는 이 점이 급변하는 시장 속 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UNA는 UST 가치 유지를 목적으로 시세가 조정되는 코인으로, UST와 함께 시가총액이 급감하면서 시세가 동반 하락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평균 가격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0일 UST 시세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약 80 달러 내외를 오갔던 LUNA 시세는 21일 현재 0.0001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거래소별 대응을 보면 LUNA 거래 활동을 최대한 지원 또는 입출금을 제한한 사례도, 입출금을 막았다가 재개한 사례도 있다. 사실상 UST의 가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는 현 시점에는 상장 폐지 결정을 내린 곳도, 상폐 계획이 없다고 발표한 곳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LUNA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유입, 보다 유리한 거래소를 찾아 이리저리 이동하는 '죽음의 단타 대회'가 펼쳐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내부 판단 기준에 따라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해 내린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UST·LUNA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만한 사건이 과거에 없었던 만큼, 선례나 지침도 부재해 업체별 판단이 갈렸다고 봤다. 당국도 현재 가상자산 업계에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기에 모니터링을 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상황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객관적인 답이 없었던 문제"라며 "투자자 입금을 막으면 가두리 거래가 일어날 수 있고, 입금을 지원하면 투자자가 보유한 코인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는 피해가 예상됐기에 어디가 맞고 틀리냐를 따질 수 없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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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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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T·LUNA 폭락…원화마켓 거래소별 대응 살펴보니

UST 시세 폭락 발생 후 원화마켓을 지원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5곳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공통적으로 LUNA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업비트는 11일 LUNA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거래는 정상적으로 지원해오다 이후 내부 정책에 의거해 20일 12시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빗썸도 같은 날 LUNA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이와 동시에 입금을 중단했다. 도중 타 거래소와의 시세 차이가 지속 발생할 경우 입금 재개를 검토한다고 밝혔으나 재개는 안 됐다. 이후 오는 27일 거래 지원 종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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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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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도 빗썸과 마찬가지로 11일 유의 종목 지정 및 입금을 제한했다. 다만 코인원은 다음날인 12일 타 거래소와의 시세 차이가 커져 입금을 재개한다고 공지했다. 유의 종목 지정 이후 2주간 검토 과정을 거쳐 상장폐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코빗은 10일 LUNA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는 24시간 전 가격 대비 50% 이상 가격이 등락함에 따른 조치다. 이후 13일에는 네트워크 작동이나 프로젝트 진행 자체 문제 등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되는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현재까지 LUNA 상장 폐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고팍스도 24시간 동안 시세 등락이 35% 이상 나타남에 따라 LUNA와 테라KRT(KRT)에 대한 투자 유의 주의보를 10일 발령 후, 12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 및 입금을 중단했다. 이후 13일 거래 지원 종료 계획을 발표, 지난 16일 지원이 종료됐다.

■입금 제한? 상폐? 거래소 "수수료 극대화 아닌 투자자 보호 위한 결정"


국내 거래소 대응을 모아보면 크게 입금 제한 및 상장 폐지 여부를 두고 입장차가 존재한다. 입금을 막은 거래소들은 기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연적인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투자 유의 종목은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입금 물량이 대량 유입되는 경우도 있고, 악의적 목적을 가진 투자자가 거래소에 특정 코인을 다량으로 풀어 타격을 입히는 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입금 제한 이유를 밝혔다. 고팍스 관계자도 "투자자가 새로 유입되게 하기보다, 기존 투자자가 신속히 상황을 인지하고 투자하지 않도록 막는 걸 더 우선시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LUNA 거래를 지속 지원한 거래소들도 타당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한다. 업비트는 지난 20일 LUNA 입출금 중단에 대한 설명글을 공지했다. 해당글은 특정 거래소가 입출금을 중단하면 타 거래소와 단절돼 독자적 시세가 형성, 가격이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업비트는 정상 거래를 지원해 이 현상을 최소화했다는 주장이다.

업비트는 "인위적 입출금 제한 조치를 취할 경우 국내 투자자가 글로벌 시세 대비 현저히 높은 가격으로 루나를 구입하게 되는 등 투자자 피해 우려가 있다"며 "(거래 활성화를 통해)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했다면, 루나를 BTC 마켓뿐만 아니라 거래량 비중이 현저히 높은 원화 마켓에서도 거래 지원을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업비트 내 거래량 비중은 원화마켓이 97.6%, BTC 마켓 2.4%, USDT 마켓 0.01%다.

업비트 관계자는 "입출금 제한에 따른 시장 진정 효과는 단일 시장일 때 가능한 것"이라며 "코인은 특정 거래소에서만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게 의미가 없고, 가격 왜곡에 따른 '가두리 펌핑'만 유도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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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입출금 상황별 LUNA 시세(출처=업비트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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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폐지 여부는 LUNA의 가치 회복 가능성에 대한 평가에 따라 결정이 엇갈렸다.

업비트·빗썸·고팍스는 LUNA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업비트 측은 코인 발행사 테라폼랩스에 UST와 LUNA 연동 기능 회복 가능성, 투자자 보호 계획 등에 대한 소명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고 최종적으로 거래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빗썸도 재단의 계획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투자자 피해 예방을 위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고팍스도 "시세가 너무 급락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코인에 반영된 알고리즘이 정상 작동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의 경우 2주의 검토 기간을 뒀다. 회사 관계자는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이나 속단할 수는 없고,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거래소 입장"이라고 답했다. 코빗도 같은 맥락에서 섣불리 상장 폐지를 결정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당국·국회 "가상자산 입법 서둘러야"


UST·LUNA 폭락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급격한 혼란을 야기함에 따라 정부, 정치권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거래소들을 대상으로 UST·LUNA 관련 동향 점검에 나섰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정부가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어 당장은 추가 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자 가상자산 '업권법'을 신속히 도입해 향후 유사 사태에 대비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초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에도 업권법 제정이 포함돼 있었으나 곧바로 입법 논의가 추진되고 있진 않았는데, 업권법 부재에 따른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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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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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가상자산특별위원회는 오는 24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정 긴급간담회를 개최하고 금융위원회,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관계자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을 불러모은다는 계획이다. 관련 입법 준비 현황과 거래소 현황 및 시장 위험 관리 방안, 소비자 보호 방안 등에 대한 국회의원 질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핀테크학회와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도 이번 사태에 대해서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난 17일 밝혔다. 학회와 협회는 정부 당국이 유사 사태 재발 방지 및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업권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권법 입법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에 대해 업계는 긍정적인 결과라면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고려 없이 기존 금융과 동일한 형태의 규제가 도입되면 산업 발전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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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돼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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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공시 제도 또는 전문기관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자칫 주식과 다를 바 없이 제도 마련이 이뤄질까 걱정"이라며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한 당국 태도가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래소들에 강력한 규제가 도입되는 것이 테라, 루나와 같은 문제에 대응되는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증권업계가 거래 서비스 편의 등으로 경쟁하는 것처럼, 거래 종목이 꼭 거래소의 차별점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김윤희 기자(ky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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