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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연맹 여자3쿠션 버팀목 이신영 “우승해서 기쁜데, 선수들 떠나 속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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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오랜 부진 끝에 제10회 국토정중앙배에서 우승한 이신영은 “우승해서 기쁜데, 선수들이 LPBA로 많이 떠나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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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국토정중앙배 우승 이후 한달여 만에 만난 이신영(42·충남당구연맹)의 얼굴에선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오랜만의 우승이라 기쁘긴 하지만, 결승전 경기 내용이 썩 맘에 들지 않아서다. 또한 김진아 선수마저 LPBA로 떠나며 연맹에 여자선수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여자부대회가 중고등부대회보다도 못해질거 같다고 걱정했다. 그럼에도 자신은 목표(세계선수권 우승)를 위해 묵묵히 가겠다고 강조했다. 연맹 여자선수 버팀목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그다.

그 동안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스트로크 등 당구치는 스타일을 바꾸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이충복 선수한테 레슨을 받으며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20대 중반에 당구를 시작한 이신영도 이제는 어느덧 40대로 접어들었다. “당구가 전부”라는 그의 당구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자신의 (남자)이상형에 대해서도 살짝 내비쳤다.

△지난 3월 국토정중앙배에서 오랜만에 우승했다.

=정말 오랜만에 우승해서 너무 기뻤다. 그러나 대회 내내 전반적으로 그렇게 나쁜 경기는 아니었는데 결승에서 유독 경기가 맘에 들지않아 너무 아쉬웠다. 결승전 경기 시청하신 분들에게서 “왜 이렇게 못 쳤어. 좀 잘 좀 치지” 이런 얘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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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은 그 동안 부진 이유에 대해 스트로크 등 당구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이라 그랬다면서 현재 이충복 선수에게서 레슨을 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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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한국여자3쿠션챔피언십 이후 4년9개월만의 우승인데, 그간 부진했던 이유는.

=내가 처음 당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당구장은 썩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지금 학생선수들처럼 선수한테 당구를 배워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안 좋은 습관 등이 몸에 뱄다. 2017년도까지 랭킹1위를 하면서 스스로 제 당구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 뭔가 바꾸고 싶었다. 시합 나가면 (배우면서 올라온)어린 선수들은 너무 편안하게 치는데, 저는 항상 너무 어렵게 당구를 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부진했던 거는 당구치는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이라 그런거 같다.

△이충복 선수한테 배우고 있다고.

=올 1월부터 이충복 선생님(이신영 선수는 깍듯이 선생님이라 불렀다)께 배우기 시작했다. 배운지 얼마 안돼 양구시합서 우승했다. 제가 스트로크에 꽂혀있는데, 기본 스트로크나 팔로우 등 제가 알고 싶었던 걸 콕 집어서 가르쳐 주니까 너무 감사하다. 제가 무엇때문에 당구가 안되는 지를 깨닫게 됐다.

△2014~15년 국토정중앙배 2연패, 이번까지 3번째 우승이다. 국토정중앙배에 유독 강한데.

=당구연맹 대회 중 양구서 하는게 가장 많을 거다. 국토정중앙배와 당구연맹회장배도 있고. 그만큼 양구를 자주 가다보니 시합이 편해서 성적이 더 잘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에 충남당구연맹으로 소속을 옮겼다.

=선수들이 PBA로 많이 넘어가 (평택연맹에) 선수가 없었다. 대회 참가신청 등 일일이 내가 할 일이 많았다. 마침 부산시니어당구연맹 서육규 회장님께서 충남연맹 이적을 권유했다. 그래서 (충남연맹) 김영택 회장님을 뵙고 옮기게 됐다. 충남연맹으로 간 후 첫 대회가 양구대회였는데, 사무국장님이 참가 신청까지 다 도와주셨다. 나는 경기에만 집중하면 됐다. 서육규 회장님과 김영택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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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선수들이 LPBA로 떠났지만 이신영은 자신의 목표인 세계선수권 우승을 향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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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을 운영하는데, 당구장 운영과 연습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수원 화성행궁, 서문로타리 쪽에 ‘이신영캐롬캐슬’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당구장을 운영하면 당구를 많이 칠 줄 알았다. 당구장을 언니랑 함께 운영하는데, 언니가 아무래도 손님들 게임 매칭하는데 서툴다. 그래서 당구장 운영에 신경을 많이 쓰다보니 연습하기 쉽지않다. 그래서 오전에 일찍 나와서 연습하고 손님들과 같이 게임하면서 또 연습한다.

△당구장 하기 전과 후 생활면에서 달라진 점은.

=전에는 게임매니저 일을 했는데, 꾸준하지 않아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다. 당구장 운영 후에는 감사하게도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조금 나아졌다. 그렇다고 풍족한 수준은 아니다.

△여자선수들이 당구연맹에서 LPBA로 많이 떠났다.

=솔직히 나도 목표(세계선수권 우승)만 아니면 갈 거 같다. 당구연맹 회장님에게 부탁드린다. 전국체전에 여자종목만 들어가도 여자선수들이 시도연맹 지원금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그러면 많이 돌아올거다. 전국체전에 포켓볼, 단복식, 10볼, 9볼이 들어가 있고 남자는 3쿠션, 1쿠션, 잉빌 다 들어 있다. 그런데 여자 3쿠션은 빠져있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여자선수가 왜 LPBA로 간다고 생각하는지.

=여자선수들이 성적을 잘 낼 수 있어서만 LPBA로 가는게 아니다. 시합도 많이 있고 매스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탑클래스 선수는 방송과 상금, 후원을 많이 받을지 모르지만 여자선수들은 방송에 노출돼야 게임매니저나 스폰 등을 잡을 수 있다. LPBA가 연맹보다 환경면에서 낫다보니 넘어가는 거다. (김)진아도 가고 연맹에 남아있는 선수들이 거의 없어 속상하다. 이렇게 가다보면 여자대회가 중고등부 대회보다 더 못하지 않을까, 안타깝다. 남자선수들은 48명이 PBA에서 넘어오는데 여자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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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근처에서 ‘이신영캐롬캐슬’을 운영하고 있는 이신영은 클럽 운영과 연습을 병행하기 쉽지 않지만 오전에 일찍 나와 연습한다고 했다. 이신영이 고맙게도 팬들이 자신을 좋게 봐준다면서 팬들을 위해 손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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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운동을 좋아했다고.

=창피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 졸업할 때 몸무게가 70㎏였다. 언니 보러 서울 올라와서 백화점 갔는데 청바지를 입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먹었다. “내가 여자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살 빼려고 운동을 시작했다. 걷기, 수영, 스쿼시를 했고, 고향이 무주다 보니 무주리조트가 바로 옆에 있어서 스키와 보드를 배웠다.

△결국, 운동해서 살 빼는데는 성공했나.

=3년만에 무려 22㎏을 뺐다. 하하. 식이요법도 했지만 거의 운동으로 뺐다. 근데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운동이 너무 재밌더라. 새로운걸 배우는걸 좋아하는데 당구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본다.

△친구 따라 갔다가 당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하던데.

=그렇다. 친구 따라 당구장 가서 쳐봤는데 지기 싫었다. 친구가 “너는 못 치니까 몇 개만 놓고 쳐” 하는데 속상하더라. 그래서 “어 아니다. 연습 좀 해야겠다“하고 연습해서 좀 치다보니까 흥미가 붙었다. 그렇게 재미를 느끼면서 동호인 시합도 나갔다. 그때가 2007년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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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에 여자3쿠션 종목이 없는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신영은 당구연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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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당구선수 하겠다고 생각했는지.

=김치빌리아드배 동호인대회에서 우승도 하는 등 성적을 내면서 ‘당구 별거 아니네’하며 한동안 당구를 안쳤다. 그때가 28~30살쯤인데, 집에서 시집가라고 하더라. 근데 결혼해서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 하기보다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이에 뭐할 수 있나 고민하는데 포켓볼스타 자넷리도 나오고 TV에서 가끔 당구경기 하는걸 보고 ‘아 저걸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2010년에 당구선수가 됐고 ‘당구로 이름 석자를 남기자’는 생각에 더 열심히 쳤다.

△경기할 때 인상이 차갑다는 소리를 듣곤 하는데, 본인의 원래 성격은.

=처음 선수등록하고 뭐든지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인상이 무척 차갑다는 얘기를 들었다. 게임매니저 할 때도 팬들이 말을 못붙이더라. 그러다 몇게임 하면 “TV서는 차가워서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거 같은데. 실제로 보니 안그러네”라고 말씀하신다. 실제 제 성격은 수더분하고 털털하고 편안한 거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팬들이 많은데, 남자친구에 대해 궁금해하는 팬들도 있다.

=고맙게도 나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가끔 손님들에게서 “남자친구 안사귀냐? 남자친구 있냐?”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목표(세계선수권 우승)가 있어서…. 남자친구 사귀려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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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은 “남자친구는 무슨?”하면서 굳이 이상형을 꼽자면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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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상형을 꼽자면.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다. 예전처럼 나쁜남자 스타일, 가슴설레고 뜨거운 사랑 이런 건 아닌거 같고. 당구선수하면서 힘들 때 마음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부모님들이 딸 시집보낼 때 인품과 인성 보듯이. 그런 게 맞는거 같다.

△내게 당구란.

=당구는 제 인생의 전부다. 20대 후반부터 시작해 30대 전부, 그리고 지금 40대가 넘었으니 당구장에서 보낸 시간이 엄청 많다. 가끔 저한테 레슨받으러 오신 분들에게 “목표가 뭐예요? 꿈이 있으세요” 라고 질문을 하곤한다. 제가 당구 치면서 힘든 시간이 정말 많았다. 근데 제가 세계선수권 우승이라는 목표와 꿈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견뎠다. 그래서 제게 당구는 그냥 제 인생, 삶의 전부다. 만약 내가 당구를 치지 않았다면? 아마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지않을까.

△고마운 분이 많다고.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 먼저 허리우드 홍용선 회장님 홍승빈 대표님 이광희 전무님께 감사드리고, 빌플렉스 이병규 회장님 루츠케이(ROOTS-K) 전남수 대표님, 타우루스(TAURUS) 박중기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무주 시골에 계신 부모님 사랑하고 항상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막골어성초 운영하시는 두 분도 부모님이라 부르는데, 오랜기간 버팀목이셨고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많이 주신다. 감사드린다. 끝으로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해주시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황국성·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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