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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주춤하던 2030세대 아파트 매입 다시 늘어...'영끌' 되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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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명은 기자 =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한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최근 반등했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현상이 되살아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그림의 떡'인 데다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시기가 맞물려 20~30대 젊은층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지역의 아파트 구입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들이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향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영끌'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2030세대가 당장 '패닉바잉(공황구매)'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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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 40.7%으로 늘어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30대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5.0%로 한 달 전(31.1%)에 비해 3.9%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이하 매입 비중도 5.7%로 전달(4.9%)보다 0.8%포인트 올랐다. 30대 이하 비중이 전체의 40.7%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오르면서 작년 9월 44.1%였던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이후 꾸준히 하락하다 6개월만인 올해 3월 반등했다.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서울 노원구, 은평구, 서대문구, 강서구 등에서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30대의 노원구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 2월 26건에서 3월 49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은평구의 아파트 매입 건수는 17건에서 29건으로 증가했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 증가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후폭풍과 주택 공급 물량 감소 등이 맞물려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3기 신도시 가운데 아파트 청약 선호도가 높은 경기 하남 교산의 사전 청약 일반공급에 당첨되기 위해선 청약통장 불입을 15년 넘게 해야 하는 등 청약자격과 당첨자 선정 방식이 까다로워 2030세대 무주택자들에게는 3기 신도시 진입 기회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축물 착공 면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8% 감소한 2602만1000㎡로 나타났다. 상업용 건축물 착공 면적은 10.3% 증가한 반면 주거용 건축물 면적이 34.1%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주택 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청약 기회가 제한된 무주택 젊은이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서울 일부 지역과 인근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30세대의 경기지역 아파트 매입 비중 역시 2월 34.6%에서 3월 37.8%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다른 세대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2030세대가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지역의 아파트나 비(非)아파트 구매를 늘리는 분위기"라며 "좀더 쾌적한 환경을 원하는 분들은 경기 신도시 인근 택지지구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경향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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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일제히 올랐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전날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를 전월대비 0.12%포인트 오른 1.84%로 공시한 여파다. 4월 코픽스는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모두 코픽스 상승분만큼(0.12%포인트)을 반영해 주담대 금리를 각각 3.54∼5.04%와 3.80∼5.01%로 올렸다. 하나은행은 3.812∼5.112%에서 3.836∼5.136%로, 신한은행은 3.54∼4.59%에서 3.58∼4.60%로 인상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05.17 pangb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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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집값 상승 기대에 영끌? "좀 더 지켜 봐야"

한동안 주춤했던 2030세대가 서울과 경기지역 아파트 매수에 적극 나선 데는 대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로 향후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자 부담이 크지만 지금 집을 사두지 않으면 앞으로 언제 또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무리를 해서라도 내집 마련에 나서고자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를 2030세대의 '영끌'이 되살아나는 신호로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대출규제 정성화를 추진하면서도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DSR 규제만큼은 기존 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당장 대출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DSR 규제 2단계가 적용되고 있는데 오는 7월부터는 3단계가 시행돼 규제 대상이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로 확대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16일 취임사에서 기초 자산이 부족한 청년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이들에게만 특별히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DSR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구체화된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 인상도 '영끌'의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린 가운데 대내외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1.75%가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여 연구원은 "2030세대가 '영끌'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이들이 올 하반기까지 정부 정책과 금융권의 새로운 대출 상품 출시 등을 봐가며 주택 구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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