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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②]지창욱 "최성은·황인엽, 어릴 적 날 보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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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역을 맡은 지창욱은 마술 연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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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에 이어) '안나라수마나라'는 마술 뿐 아니라 음악도 극 전개를 위한 매개로 활용해 풍성한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선사한다. 지창욱이 맡은 마술사 리을은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라는 말과 함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마술을 선보인다. 마술이라기보다 마법에 가까운 환상적인 연출에 호평을 보내는 시청자들도 많다.

지창욱은 "마술 연습을 오래 했다. 3~4개월 정도 연습하고 배우는 과정이 있었다"며 "마술사 이은결이 마술 디자인 등을 도와줬다. 마술 연출학 등을 굳이 제가 고민하지 않고 전문가인 이은결을 온전히 믿고 갔다"고 했다. 이어 "이은결이 강조한 부분은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고 마술사처럼 보일 수 있는 스킬, 뻔뻔함이 필요하다는 것과 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고 디테일이 많아 어렵더라. 이은결의 팀 동료 분들도 현장에서 코치를 해주는 등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이은결과 팀에 고마워했다.

원작 웹툰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들의 속마음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적어뒀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부분을 내레이션으로 넣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노래를 통해 전달했다. 여느 드라마에 비해 쉽지 않은 준비과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창욱은 "노래와 마술 연습을 오래 했지만 결국 캐릭터가 가장 중요했다.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감독님, 작가님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상당히 많이 했다. 음악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 어떤 톤앤매너를 보여야 할지, 리을이 어느 정도 표현해야 할지, 디테일하게 정하는 과정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서적인 감정신이나 따뜻한 장면들을 음악으로, 특수효과로 판타지한 부분들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음악을 들으면서 쉬어갈 수도 있고 볼거리도 더 늘어나는 강점이 있더라"며 뮤직 드라마의 강점을 설명하기도 했다.뮤지컬로 만들어 무대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창욱은 "감독님과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뮤지컬을 하게 되면 출연할 생각이 있냐고 해서 저는 없다고 했다"면서도 "성은이와 인혁이가 다 같이 하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뮤지컬에서 화려한 장치가 나오면 비주얼적으로 즐겁고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원작이 있는 작품은 원작 속 캐릭터와 영상화 된 작품 속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원작과 드라마 속 리을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지창욱은 "원작을 절반 정도 봤다. 끝까지 안 본 이유는 작품을 하는데 있어서 원작을 참고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의 메시지 위주로 이해했다. 원작에 나온 캐릭터와 저는 다르다. 100% 따라간다기 보다는 감독님, 작가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재창조하려고 했다"며 "그 안에서 꼭 지켜야 하는 것,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지창욱은 또 "원작이 너무나 명작이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과 사랑을 받았다. 원작을 화면으로 구현하기 쉽지 않겠더라. 리을은 웹툰에서도 너무 멋있어서 많은 부담이 됐다. 똑같은 인물보다는 내게 맞는 최적의 리을을 표현하고 싶었다.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만들고자 했는데 보신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실망한 사람도 있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지창욱이 짚은 관전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지창욱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난, 돈, 성적, 우리가 잃은 동심, 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지 않나 한다. 메시지에 초점을 두고 보면 따뜻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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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창욱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하며 리을에게 공감했다. 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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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중 하나가 된 지창욱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지창욱은 "어떻게 보면 평범하게 자랐다"면서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거기서 오는 상실감을 충분히 느끼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현실이 쉽지 않다고 느끼기도 했다.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우울감이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의 사랑으로 극복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부모의 기대, 공부의 압박 등으로 얼룩진 리을의 과거를 언급하며 "살아가면서 돈에 대한 고민을 하고 힘들어 했던 순간들도 있고 학업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적도 있다. 이런 심리적인 압박감은 항상 있었다. 리을을 보면서 남일 같지 않고 내 이야기더라.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리을과의 동질감을 설명했다.

지창욱은 함께 호흡을 맞춘 최성은, 황인엽에 대해 거듭 애정을 보였다. 지창욱은 "옛날 저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성은이는 너무 잘한다. 욕심도 부릴 줄 알고 현장에서 분위기도 잘 만들 줄 아는 똑똑한 친구라 응원해주고 싶었다. 하고픈거 다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고 마음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잘 전달 됐을지는 모른다. 즐겁게 친구처럼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 "인엽이는 굉장히 매력이 있는 친구다. 인엽이도 정말 응원 많이 했다. 현장을 즐길 수 있도록 편하게 대했다. (촬영 현장이) 항상 치열하지만은 않다는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너무 멋있지 않나. 이 두 친구들 다 잘 될 것 같다. 저를 잘 따르고 친구처럼 대해줘 좋았다. 멋진 배우들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리을은 윤아이와 나일등을 믿어주는 하나 뿐인 내 편이자 너무나도 좋은 어른이다. 지창욱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뭘까.

지창욱은 "어른이 된 것을 느낀 시점은 내가 항상 의지하던 어머니가 저에게 의지하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나를 책임지던 부모가 내가 책임져야할 부모가 됐다는 것. 그럴 때 내가 가장이고 이런 짐을 짊어질 어른이 됐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멋진 어른이 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어른이라고 하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친구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리을이는 계속 '네 스스로 질문해봐. 이게 맞아? 이거 하고싶었던 거야?'라고 질문을 던진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친구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질문을 하는 사람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며 "어릴 땐 후배들의 물음에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지금은 같이 고민해주고 질문할 수 있는 사람이 멋진 어른 같다"고 답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지창욱이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인데다가 한국에서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뮤직드라마로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컸단다. 하지만 도전을 망설이진 않았다.

지창욱은 "항상 부담감이 있다. 그래도 도망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면서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잘 된 것도 있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작품들도 있다. 그런 작품들 또한 저에게는 큰 도움과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실패가 두려워 하고싶은 것을 안하고 도망치진 말아야겠더라. 성공만 따라가기엔 40대, 50대의 내가 힘들어 지지 않겠나.

혹여나 내가 실해하더라도 내가 편할 수 있도록 하고픈 작품을 선택한다"고 굳은 심지를 드러냈다. ?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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