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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尹·바이든, 방명록 아닌 반도체 웨이퍼에 사인… 경제동맹 과시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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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공장 공동 시찰

이재용 부회장 수행하며 직접 안내

반도체 공급망재편·공조 의지 확인

마지막 날엔 정의선과 서울서 만나

美에 전기차공장 계획 감사 표명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 웨이퍼에 서명하고 있다. 이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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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0일 첫 공식일정으로 경기 평택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오산 미국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11분쯤 삼성 평택캠퍼스에 도착했다. 정문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윤 대통령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영접했다. 두 정상은 서로 악수로 첫 인사를 나눈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첫 식순으로 방명록 사인이 아닌 반도체 웨이퍼에 사인했다. 해당 웨이퍼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예정인 3나노(㎚·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다. 향후 양국의 ‘반도체 동맹’에서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정상을 수행하며 직접 공장을 안내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54분쯤 평택캠퍼스 사무동에 도착해 이 부회장의 영접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악수하며 “진작에 왔어야 하는데”라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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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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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289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다. 평택 1라인(P1)과 2라인(P2)은 가동 중이며, 3라인(P3)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등 핵심 제조업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재육성하고 동맹국들과 함께 공급망을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삼성전자는 미국의 주요 반도체 파트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전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미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중부 소도시 테일러시에 총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양국 대통령은 평택캠퍼스를 둘러본 뒤 연설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과 경제 안보 공조를 거듭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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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단지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전경. 평택 공장 부지는 국제 규격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인 289만㎡(약 87만평)에 달한다. 1라인(2017년)과 2라인(2020년)이 완공됐을 때 당시 단일 라인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는데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3라인은 이보다 더 크다.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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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대미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이하 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 기내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요일(22일) (일본으로) 출발에 앞서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미국에 상당한 투자를 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오전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정 회장을 만나 전기차 공장 계획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외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국 현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며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미래성장동력 사업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 회장이) 만나게 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미래 사업에 대해 잘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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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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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도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에 구체적으로 발표된다. 외신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설립하는 계획을 21일 발표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아직 정확한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AP통신은 70억달러(약 8조8900억원) 규모라고 지난 13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환영 만찬장에 김 여사가 ‘내조’ 차원에서 들러 바이든 대통령과 인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외교가 상호주의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여사가 만찬에 온전히 참석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우상규·남혜정·백소용·이현미 기자,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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