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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비참한 러시아꼴 된다" 대만 노리는 중국에 쏟아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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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3개월 가까이 이르면서, 서방 언론들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교훈을 얻어야 할 나라는 중국”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감행할 경우, 우크라이나에서 고전 중인 러시아의 비참한 모습이 재현될 것이란 경고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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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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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40년간 전쟁 피해 G2 됐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국제부문 수석 칼럼니스트 기디언 라크만은 “현대사에서 강대국이 약한 나라에 군사적으로 개입해 승리를 거둔 예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이라크에서 실패했고, 소말리아와 레바논에서 소규모 군사 개입 이후 굴욕적인 후퇴를 경험했다.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지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크만은 “지난 40여 년 동안 전쟁의 유혹을 이겨낸 강대국이 바로 중국”이라고 지목했다. 중국은 1979년 베트남을 침공해 전투 17일 만에 중국군 2만6000명을 잃고 급거 후퇴한 뒤, 전쟁을 피해왔다. 그는 “전쟁 대신 경제 발전에 집중한 ‘현명한 선택’ 덕분에, 중국은 미국에 이은 최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전쟁에 대한 열망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35년까지 중국의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2049년까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군사 강국’이 되겠다고 밝혔다. BBC는 “미국을 제외하고 군사력에 가장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국가가 중국”이라며 “시 주석이 제시한 목표에 중국은 거의 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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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폭격기가 2018년 대만 남부 바시 해협과 일본 오키나와섬 인근 미야코 해협을 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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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근에서 위협적인 군사 훈련도 강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직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 친연성을 내세우며 ‘혈연’임을 강조한 것처럼, 시 주석 역시 ‘중국과 대만은 한 나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의 자기결정권 또한 인정하지 않는다. 대만이 “우크라이나 다음은 우리 차례”라고 불안해하는 이유다.

라크만은 인도의 경제학자 프라탑 바누 메타의 분석을 인용해 “지금껏 경험한 비대칭 전쟁에서 강대국이 거둔 끔찍한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강대국들이 여전히 자신의 승리를 맹신하는 것은 국제정치사의 커다란 미스터리 중 하나”라면서 “중국이 대만에 대한 침공 의지를 실행에 옮길 때, 러시아의 비참한 실수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군사 기술의 변화로 침략자들은 아주 작고 약한 이웃과의 전쟁에서조차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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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3월 신베이시의 군사 진영을 둘러보고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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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시아 실패 회피 전략 짜고 있을 것"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도, 대만에 대한 침공 의지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러시아의 전략적 실수를 피해 나갈 방법’을 연구 중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데이비드 삭스 CFR(카운슬 온 포린릴레이션스) 연구원은 지난 16일 미국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현재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면밀히 주시하며 대만 침공 시 자국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삭스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대만과 수교 중인 나라가 많지 않아 전쟁이 일어나도 대만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원은 우크라이나보다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중국의 경제력에 의존도가 큰 나라들은 쉽게 대만 지원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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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남을 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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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의 제재에 대한 회피 전략도 마련 중이다. 반도체와 같은 핵심 부품은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미국 금융시스템과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배제에 대한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민을 결집시키고 국제 여론을 주도하는 것을 확인한 중국은 침공 초기에 대만의 정치·군사 지도자를 제거해 대만 국민의 항거 의지를 초전박살내려는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크다.



"푸틴도 승리 확신해 침공…결과는 자국 파멸"



삭스 연구원은 “미국과 대만은 긴밀하고 신중한 협력을 통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특히 미국은 대외적으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대만 해협의 현상 유지가 목표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중국을 자극하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현실적으로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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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한 중국 장교가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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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크만은 “푸틴 대통령 역시 10년에 걸친 군사력 증강을 통해 러시아의 강대국 지위를 탈환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고, 당시 서방 국가들도 푸틴의 ‘전광석화’같은 승리를 믿었다”면서 “하지만 침공 결과로 푸틴이 얻은 것은 더 가난하고 위축된 러시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웃 나라를 침공한 강대국은, 명분상의 승리를 얻더라도 결국 자국 경제와 사회를 파멸 상태로 만들 뿐”이라면서 “중국이 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싸우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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